뭍이 아닌 물에서 삶…공룡 ‘호적’ 바꾼 화석

뭍이 아닌 물에서 삶…공룡 ‘호적’ 바꾼 화석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04-30 00:00
수정 2020-04-30 04:3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새 화석 발견으로 수정되는 학설

이미지 확대
스피노사우루스는 길이가 10~15m에 달하는 거대 공룡으로 현대 악어와 비슷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화석 발견으로 재구성한 스피노사우루스의 모습. 길고 좁은 턱과 물속 생활이 쉽도록 진화한 독특한 꼬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밀라노자연사박물관·다비드 보나도나 제공
스피노사우루스는 길이가 10~15m에 달하는 거대 공룡으로 현대 악어와 비슷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화석 발견으로 재구성한 스피노사우루스의 모습. 길고 좁은 턱과 물속 생활이 쉽도록 진화한 독특한 꼬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밀라노자연사박물관·다비드 보나도나 제공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열광하고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존재. 바로 ‘공룡’이다. 아이들이 공룡에 빠지는 이유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져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과학관이나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공룡이나 고생물들은 불완전한 화석을 바탕으로 당시의 모습과 생태를 복원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생물학자들도 새로운 화석이 발견되면 지금까지의 해석을 보완하거나 기존의 이론이나 가설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미지 확대
스피노사우루스는 길이가 10~15m에 달하는 거대 공룡으로 현대 악어와 비슷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꼬리는 뒤로 갈수록 좁고 가늘어지면서 물속에서 유연하고 빠르게 움직여 추진력을 얻게 돼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 머시대 제공
스피노사우루스는 길이가 10~15m에 달하는 거대 공룡으로 현대 악어와 비슷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꼬리는 뒤로 갈수록 좁고 가늘어지면서 물속에서 유연하고 빠르게 움직여 추진력을 얻게 돼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 머시대 제공
●스피노사우루스 돛·꼬리 완벽 형태 찾아

미국 디트로이트 머시대, 예일대, 하버드대, 이탈리아 국립고생물학협회, 밀라노자연사박물관, 밀라노대, 영국 포츠머스대, 레스터대, 모로코 카사블랑카 하산2대학,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주립자연사박물관 공동연구팀은 중생대 백악기 중기에 살았던 육식공룡 스피노사우루스가 악어처럼 수영을 잘하며 물속에 사는 동물들을 잡아먹는 수생공룡이었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30일자에 실렸다.

‘가시 도마뱀’이라고 불렸던 스피노사우루스는 등에 2m 넘는 부채모양의 돛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등에 있는 돛의 기능에 대해서는 고생물학자들도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만 추측해 왔다.

연구팀은 모로코 남동부에 위치한 고대하천 켐켐강 인근 화석층에서 거의 완벽한 형태의 스피노사우루스 화석을 발견했다.

●수중 생활 적응한 체형… 수생 생물 확인

화석을 분석한 결과 스피노사우루스의 등에 붙어 있는 부채모양 돛은 물속에서 방향조절 기능을 했으며 길고 유연한 꼬리는 현재의 악어들처럼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니자르 이브라힘 디트로이트 머시대 교수(고생물학·비교해부학)는 “이번 연구결과는 티라노사우루스 등장 이전 가장 강력한 육식공룡이었던 스피노사우루스가 악어처럼 물에서 생활하며 먹이를 사냥했던 수생동물임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생대 포유류 곤드와나테리어 골격 발굴

한편 미국 덴버 자연사과학박물관, 스토니브룩대, 뉴욕공과대, 카네기 자연사박물관, 루이스빌대, 텍사스 오스틴대, 오하이오대, 맥칼리스터대, 독일 본대학, 호주 모나쉬대, 빅토리아박물관,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대학 공동연구팀도 곤드와나 대륙에 살았던 최초의 포유류 ‘곤드와나테리어’의 완전한 골격 화석을 처음 발굴해 포유류 진화의 새로운 증거를 찾았다고 ‘네이처’ 30일자에 발표했다.

곤드와나 대륙은 고생대 후기부터 중생대에 걸쳐 남반구에 존재했던 초(超)대륙으로 현재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대륙과 호주, 남극, 인도를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반구에는 북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대륙이 붙어 있던 로라시아 대륙이 있었다.

●크기 더 큰 ‘아달라테리움’ 생존 경쟁 유리

곤드와나테리어는 공룡들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던 중생대에 등장한 포유류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두개골부터 발가락 같은 말단부위 작은 뼈와 연골조직까지 보존된 것이다.

이번에 발굴된 곤드와나테리어는 이전에 발견된 것들과는 전혀 다른 종으로 확인돼 연구팀은 ‘아달라테리움 휴이’라는 학명을 붙였다. 아달라테리움은 몸무게는 약 3.1㎏으로 쥐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생대 시절 존재했던 포유류들은 현재 생쥐들만큼 작았지만 아달라테리움은 상대적으로 거대 포유류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덴버 자연사박물관 수석큐레이터인 데이비드 크라우스 박사는 “이번 발견은 지구상에 포유류가 처음 나타났을 때의 진화 과정을 설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유류가 거대 동물인 공룡과 어떻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았는지 이해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0-04-30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