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전두환, 광주 재판 12시간 만에 지친 기색 연희동 귀가

법정 선 전두환, 광주 재판 12시간 만에 지친 기색 연희동 귀가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4-27 23:37
수정 2020-04-27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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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없이 부인 이순자씨 함께 자택 들어가…취재진 질문엔 ‘침묵’

재판서 “당시 헬기 사격 사실 없다” 부인
작년 이어 재판 내내 꾸벅꾸벅 졸아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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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2020. 4. 2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2020. 4. 2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27일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12시간여 만에 지친 기색으로 연희동에 귀가했다. 전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쳐다보거나 일절 답하지 않고 곧장 자택으로 들어갔다.

전씨는 이날 오후 5시 43분쯤 검은 카니발을 타고 부인 이순자(81)씨와 함께 광주지법을 출발해 오후 9시 14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8시 25분쯤 짙은 감색 양복과 중절모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자택을 나섰던 전씨는 귀가할 때는 모자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자택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이 ‘시민들에게 할 말 없냐’, ‘범죄 혐의 인정 안 하느냐’고 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홀로 걸음을 옮기는 등 거동에는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이날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전씨는 청각 보조장치를 한 채 재판에 참여했다. 전씨가 광주지법에 출석한 것은 지난해 3월 11일 이후 1년여만이다.

전씨는 헬기 사격과 관련해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었다”면서 “만약에 헬기에서 사격했더라면 많은 희생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무모한 헬기 사격을 대한민국의 아들인 헬기 사격수 중위나 대위가 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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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 출석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 4. 2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 출석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 4. 2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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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연희동 자택 도착
전두환 연희동 자택 도착 27일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해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사자명예훼손 재판을 마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날 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4.27 연합뉴스
전두환, 헬기 사격 목격 조비오 신부에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사자명예훼손죄
전씨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 광주 재판에서도 재판 내내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전씨가 자택을 출발할 때는 전씨를 규탄하거나 옹호하는 시민 등 100여명이 몰리면서 인근이 다소 소란했으나 귀가 때는 취재진 20여명만 대기했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 대비해 경력 100여명을 배치해 질서를 유지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이날 재판에서 자신의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가 조 신부의 5·18 기간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영상·사진 자료를 제시할 때는 유심히 화면을 바라보기도 했으나 재판 내내 고개를 가누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깨기를 반복했다.

전씨는 그동안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건강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으나, 재판장이 변경되면서 공판 절차 갱신이 필요해지자 이날 법원에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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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임지지 않나” 질문에 쏘아보는 전두환
“왜 책임지지 않나” 질문에 쏘아보는 전두환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27일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러 가는 길에 마이크를 들이댄 기자를 바라보고 있다. 전씨는 “수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왜 책임지지 않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전씨는 이날 헬기 사격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광주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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