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대기 이제는 그만…
영하 5도의 꽃샘추위가 닥친 5일 새벽 패딩 점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경기 고양시 코스트코 일산점을 빙 둘러 서 있다. 이날 이 매장에 500상자의 마스크가 입고된다는 소식을 들은 700여명은 구매 번호표를 받으려고 밖에서 대여섯 시간을 기다렸다. 공적 마스크 판매 조치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수급 불안이 해결되지 않자 정부는 이날 추가 대책을 내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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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6일부터 전산 시스템을 통해 마스크 중복구매를 막고 마스크 수출을 아예 금지하기로 했다.
치과재료를 생산하는 이덴트 측은 그동안 단가가 싼 중국산 원단과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서울 홍제동에서 한 대의 마스크 생산 기계를 돌리면서 한국 근로자 3명을 고용하여 중국산과 비교할 수 없는 마스크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조달청에서 생산원가의 50% 정도만 인정해 주겠다는 통보와 함께 하루 생산량의 10배에 이르는 수량 계약을 요구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루 생산량을 1만장에서 1만 4400장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인원을 1명 더 늘리고 매일 2시간 연장근로와 주말 연장근무까지 했지만 마스크값은 올리지 않았고 부르는 대로 돈을 주겠다는 중국에도 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생산업체의 생산중단 화면 캡처
하지만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 전부에 일관된 지침을 적용하여 마스크가 꼭 필요한 치과와 같은 의료기관에 생산 및 판매하는 것조차 불법이라고 해 공급이 불가능하다며 마스크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치과에도 마스크를 한 달에 두 상자씩 수량을 제한해서 판매했지만 결국 전국적인 마스크 대란에 따른 정부의 불법 결정에 생산중단을 하게 된 것이다.
업체 대표는 “손실을 감수하며 마스크를 생산해야 하는 명분도 의욕도 완전히 상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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