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흑백판 스틸
사진=CJ E&M
유리 너머로 무언가를 은밀히 보고 있는 전원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송강호)의 스틸은 흑백의 색감과 송강호의 섬세한 표정이 만나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놀란 표정을 지으며 어두운 지하에서 빛이 있는 부엌으로 올라오는 IT기업 CEO 박사장의 아내 연교(조여정)와 입주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의 모습 그리고 가로수 불빛이 내려 앉은 침수된 거리와 집으로 달려가는 전원백수 가족의 어두운 뒷모습은 흑백의 대비를 통해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느끼게 한다.
전원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의 스틸은 뻗침 머리를 한 어수룩한 청년의 모습부터 모든 것을 잃고 무미건조한 표정을 짓게 되기까지 그의 폭넓은 감정 변화를 무채색의 색감으로 엿볼 수 있게 한다.
집이 침수가 되고 역류한 하수가 변기위로 올라오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초월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기우의 동생 기정(박소담)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는 황망한 표정의 문광의 스틸은 그들이 처한 어둡고 답답한 현실을 설득력있게 전한다.
기생충 흑백판 스틸
사진=CJ E&M
마지막으로 ‘기생충’의 핵심 배경인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부잣집과 오래되고 낡은 기택네 반지하 집을 뚜렷한 명암의 대비로 담아낸 기택과 기정의 스틸은 다른 배경만큼이나 극과 극인 두 가족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한편, 영화 ‘기생충: 흑백판’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