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폭염·산불·저지대 도시 물바다…2050년 지구촌 ‘문명 붕괴‘ 대재앙

50도 폭염·산불·저지대 도시 물바다…2050년 지구촌 ‘문명 붕괴‘ 대재앙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19-12-31 23:18
수정 2020-01-01 03: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가디언 ‘기후변화’ 경고

“올해가 지구 온난화 대응할 마지막 해”
1.5도 상승해 북극 빙원 여름이면 소멸
해안도시 잠기고 열대우림 ‘사바나화’
인류 정신 건강에도 ‘독’으로 작용할 듯
이미지 확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새해를 ‘2050년 기후 대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로 분석한 가운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의 전조로 평가되는 현상들이 지구 곳곳에서 나타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19년 7월 2일 찍은 위성 사진에 아이슬란드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면서 하천을 형성한 모습이 보인다.  NASA 제공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새해를 ‘2050년 기후 대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로 분석한 가운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의 전조로 평가되는 현상들이 지구 곳곳에서 나타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19년 7월 2일 찍은 위성 사진에 아이슬란드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면서 하천을 형성한 모습이 보인다.
NASA 제공
1972년 유인우주선 아폴로 17호에서 찍은 사진 속 지구는 경이로운 푸른색이었다. 하지만 2050년 북극의 하얀 빙원은 여름이면 완전히 사라지고 남극은 광활한 옛 모습을 상상할 수 없게 줄어들었다. 아마존, 콩고, 파푸아뉴기니의 무성한 우림은 초라한 작은 숲으로 변했다. 녹색 창연한 허리띠를 둘렀던 아열대부터 중위도 지역은 급속한 사막화로 북반구를 중심으로 희뿌연 고리가 쳐졌다.

이 모든 게 2년 전인 2048년,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해 벌어진 재앙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주 시드니, 스페인 마드리드, 포르투갈 리스본은 이미 섭씨 50도를 경험했다. 시도 때도 없이 비에 젖었던 영국 런던에선 가뭄이 일상이 됐다. 뜨거워진 지구는 이제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100년에는 평균 3~4도 올라갈 것이라는 위험한 경고는 새롭지 않다.

인류가 새해에도 기후변화에 대해 수수방관할 경우 2050년에 목도할 지구의 모습을 3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과학에 기반해 예측한 내용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2020년은 지구 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해다. 새해 말까지 각국 지도자가 지구온난화를 막을 유효한 조치에 합의해야 2021년부터 10년간 탄소배출 감소가 이뤄질 수 있다. 2019년 세계 정상들을 압박하는 이른바 ‘기후파업’이 전 세계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지 확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새해를 ‘2050년 기후 대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로 분석한 가운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의 전조로 평가되는 현상들이 지구 곳곳에서 나타났다. 굶주린 북극곰이 지난 6월 먹이가 부족한 서식지에서 수백㎞ 떨어진 러시아 산업도시 노릴스크까지 내려와 거리를 헤매고 있다. 노릴스크 AFP 연합뉴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새해를 ‘2050년 기후 대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로 분석한 가운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의 전조로 평가되는 현상들이 지구 곳곳에서 나타났다. 굶주린 북극곰이 지난 6월 먹이가 부족한 서식지에서 수백㎞ 떨어진 러시아 산업도시 노릴스크까지 내려와 거리를 헤매고 있다.
노릴스크 AFP 연합뉴스
가디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추세를 막지 못하면 21세기 중반 전 세계 도시 거주자 16억명이 가뭄과 극심한 더위에 노출된다. 이는 작년에 비해 8배 늘어난 수치다. 월드컵, 올림픽은 개최 시기가 수차례 겨울로 옮겨졌다가 열리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선이 재편되고 미국 마이애미, 중국 광둥, 영국 링컨셔, 알렉산드리아는 바다에 가라앉는다. 수많은 거대도시에 높은 조수와 폭풍우가 주기적으로 들이닥쳐 많은 도시가 이탈리아 ‘물의 도시’ 베네치아처럼 될 수도 있다.

방글라데시 다카,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등 해안도시들은 과거 100년에 한 번 겪을까 말까 했던 폭풍우, 쓰나미 등에 다반사로 노출된다. 도시들이 위기에 빠지면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이어 많은 나라에서 수도 이전이 최대 국정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이미지 확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새해를 ‘2050년 기후 대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로 분석한 가운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의 전조로 평가되는 현상들이 지구 곳곳에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숲이 건조해진 탓에 산불이 두 달 이상 꺼지지 않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나우라 마을 인근 숲에서 31일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아 보려 분투하고 있다. 나우라 AFP 연합뉴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새해를 ‘2050년 기후 대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로 분석한 가운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의 전조로 평가되는 현상들이 지구 곳곳에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숲이 건조해진 탓에 산불이 두 달 이상 꺼지지 않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나우라 마을 인근 숲에서 31일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아 보려 분투하고 있다.
나우라 AFP 연합뉴스
기후변화로 인한 지형과 환경 격변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연쇄 반응을 일으켜 지구의 황폐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이 매체는 점쳤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대초원, 사바나로 변하는 등 숲이 사라지면 강우량이 줄어들고 이는 작황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확이 감소한 농부들은 손실 보전을 위해 더 많은 땅을 개간하려 하고 이런 경제 동기는 더 많은 화재와 더 적은 비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문명 붕괴의 위기감은 인류의 정신건강에도 독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년이 된 그레타 툰베리(스웨덴 환경운동 소녀) 세대는 조부모 세대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불안과 우울에 시달린다. 가디언은 “이것은 피할 수 없는 미래가 아니다”라면서 “이번 예측은 열역학 법칙보다는 인간 행동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인류의 대응에 2050년이 달려 있다는 얘기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20-01-01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