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명길 “실무협상 재개 용의”… 김영철 “한미훈련 조정 긍정 평가”

北김명길 “실무협상 재개 용의”… 김영철 “한미훈련 조정 긍정 평가”

박기석 기자
입력 2019-11-15 01:28
수정 2019-11-15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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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위급 잇따라 美에 유화 메시지

金대사 “근본 해결책 내놔야 美 만날 것”
에스퍼 “한미훈련 조정 가능” 北 달래자
金부위원장도 “조미대화 동력 살려” 담화
北 안전보장·제재 완화 등 대미 압박도


리 美합참의장, 한미군사위회의 참석
“한반도 위협에 모든 군사능력 사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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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만찬
한미동맹만찬 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5회 한미동맹만찬에서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맨 왼쪽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14일 담화를 내고 실무협상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도 담화를 내고 한미 연합훈련의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긍정적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한 달 넘게 중단된 북미 대화가 재가동되는 모양새다. 다만, 두 담화에는 미국이 대북 안전보장과 제재완화 등 ‘해결책’을 가져와야 협상 재개가 가능하다는 식의 대미 압박성 내용도 포함됐다.

전날 북한은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올렸고, 이에 에스퍼 장관은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달래는 형국이었다. 연장선상에서 이날 김 대사와 김 부위원장이 에스퍼 장관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실무협상의 의지를 담아 화답하는 내용의 담화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에 선 양보를 요구해 근본적인 북미 간 입장차는 여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전날 에스퍼 장관이 북 비핵화 외교 협상에 도움이 된다면 한국의 미군 활동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조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며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던가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믿고 싶다”고 화답했다. 반면 “만일 우리의 천진한 해석으로 그치고 적대적 도발이 강행된다면 우리는 충격적인 응징으로 대답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한미 안보협의회(SCM) 참석차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군대 감축이나 군사훈련 축소 등 조정할 필요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외교적 필요성에 따라 훈련 태세를 더 많거나 더 적게 조정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김 대사도 담화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제3국을 통해 12월 중에 다시 만나 협상을 하자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김 대사는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10월초 스웨리예(스웨덴)에서 진행된 조미실무협상 때처럼 연말 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러 보려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고 전했다.

또 “허심하게 협상 상대인 나와 직접 연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이른바 조미(북미) 관계와 관련한 구상이라는 것을 공중에 띄워 놓고 있는 데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것은 도리어 미국에 대한 회의심만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했다. 김 대사는 미국의 뜻을 전했다는 제3국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스웨덴이 거론된다. 지난달 4~5일 북미 실무협상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렸고, 이 협상이 결렬된 뒤에도 스웨덴 정부가 북미 양측을 다시 초청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외 “미국이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정세 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 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했다. 체제 보장 및 제재 완화 조치의 구체적 제안이 대화의 선결조건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14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를 포함한 한반도 방위공약을 흔들림 없이 지켜 나갈 것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위협에 대해서도 미국의 모든 군사 능력을 사용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미 합참의장은 회의에서 효율적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11-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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