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상대 손배소송 3년 만에 첫 재판
서울중앙지법 어제 첫 변론 기일 열어日소장 접수 거부에 韓법원 공시송달
‘주권 면제’ 원칙 적용 여부가 최대 쟁점
“韓영토서 日 불법… 주권 면제 적용 안 돼”
한국앰네스티 “배상청구권리 제한 못해”
정의연 “피해자들의 마지막 권리 투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오른쪽부터), 길원옥, 이옥선 할머니가 1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일본 정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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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중앙지법 558호 법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무릎을 꿇고 오열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유석동) 심리로 이날 오후 열린 고 곽예남 할머니 등 피해자와 유족 2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첫 재판에서 이 할머니는 “당당하다면 일본이 재판에 나와야 한다”면서 “30년간 90세가 넘도록 죽을 힘을 다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외쳤다. 진상규명과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을 30년 넘도록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곱게 키워 준 부모님이 있는데 군인에게 끌려가 전기고문 등을 당하고 돌아왔다”면서 “저희는 아무 죄가 없고 재판에 나오지 않는 일본에 죄가 있다”며 거듭 울먹였다. “저희를 살려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할머니의 호소가 이어지는 동안 법정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뒤따랐다.
‘할머니에게 남은 시간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고 있다. 2019.10.2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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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열린 재판에서는 주권국가에 대해 다른 나라가 자국 국내법을 적용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주권 면제’ 원칙이 적용되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 될 전망이다. 피해자 측은 일본군 위안부를 모집·동원한 일본 정부의 불법 행위가 한국 영토에서 이뤄졌고 불법성이 지나치게 커 주권 면제 원칙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변론을 마무리하며 “(주권 면제 원칙에 대한) 설득력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 할머니와 함께 원고 당사자인 길원옥 할머니, 또 다른 위안부 사건의 원고인 이옥선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했다. 이옥선 할머니도 법정에서 마이크를 잡고 “철모르는 어린것들을 일본에서 끌어다 못 쓰게 만들고 다 죽였으니 반성해야 한다”면서 “퍼뜩 배상받게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13일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9.11.13 연합뉴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19-11-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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