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미래컨퍼런스] AI가 묻는다… 나로 인한 변화, 감당하시겠습니까

[2019 서울미래컨퍼런스] AI가 묻는다… 나로 인한 변화, 감당하시겠습니까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9-10-24 23:46
수정 2019-10-25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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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인간의 미래

인간 보조 역할 넘어 ‘강인공지능’ 미래모습 윤곽
일하는 방식부터 치료·노인 간병 등까지 바뀔 것
주도권 가지려면 어떤 게 어떻게 바뀔지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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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하시겠습니까.” 지금 인공지능(AI)이 이렇게 묻고 있다. 스마트 도로에 자율주행차가 달리고, 의사를 만나기 전 먼저 컴퓨터가 스캔한 진단서를 받고, 로봇이 말벗이 되거나 때로는 로봇이 스포츠팀을 구성해 팬덤의 중심에 서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의 질문이다.

AI가 바둑이나 체스에서 인류가 찾지 못한 새로운 수를 찾고, 특정 사진의 실제 위치를 파악해 내고, 폐암 등을 인간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하는 식으로 인간의 업무를 돕는 ‘약(弱)인공지능’은 이미 여러 영역에서 달성됐다. 인간을 보조하는 역할을 넘어 궁극적으로 사람과 같은 의식을 갖는 것으로 간주되는 ‘생각하는 기계’, 이른바 ‘강(强)인공지능’의 미래마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인간이 AI의 쓰임을 묻던 시대를 넘어 AI가 인간에게 감수할 범위를 묻는 시대, AI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것이 인간이 이 새로운 미래의 주도권을 놓지 않을 방법이다.

‘국가들이 없고, 서로 죽일 일이 없고, 소유하는 것이 없고, 탐욕이나 굶주림 없이 세상의 것들을 서로 나눠 가지는 사람들의 세상.’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AI가 만개할 4차 산업혁명 이후 시대 모습은 일단 1970년대 존 레넌이 부른 ‘이매진’ 속 세상과 닮았다. 블록체인은 국가가 화폐와 각종 계약을 최종 통제하는 지금의 시스템과는 결이 다른 기술이다. 2015년 7월 전 세계 대학과 민간 연구소에서 활동하는 AI·로봇 연구자 1000명에서 시작해 현재 20만명이 서명한 ‘킬러 로봇 개발 금지 촉구 서한’의 존재는 역설적으로 AI나 로봇을 활용한 자율무기 군비 경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경고한다. 통신 기술의 발달과 민간 주도 신뢰 개념에 기반한 공유경제는 사무 공간이나 자동차를 넘어 각종 서비스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AI와 초고속 5세대(5G) 이동통신), 블록체인, 로봇 기술들이 조합돼 새로운 인류의 생활방식을 고안해 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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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기술이 더 발달하면, 그러니까 ‘생각하는 기계’까지 탄생한 이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미래 예측 분야 전문가들마저 답변이 엇갈린다. 다만 얼마나 많은 범위에서 삶이 바뀔지에 대해서는 동의가 이뤄지고 있다. 일하는 방식은 물론 놀이, 육아, 환자 치료, 노인 간병에 이르기까지 전부 바뀔 것이란 관측이다.

당장 AI는 직업 지도를 바꿀 태세다. 과거 타자기나 세탁기가 사람이 하던 일을 도와주는 정도의 변화를 가져왔다면 AI가 대체하려는 영역은 직업별 핵심 역량 자체다. 기자의 기사 작성, 변호사의 변론서 구성, 경비원의 관제 업무, 통역사의 번역, 음악가의 작곡·연주, 정치인의 연설문 작성 등이 AI가 대체할 역할로 꼽힌다. 그래서 많은 직업이 AI와의 협업 방식을 찾거나 사라져야 한다. 직업의 변화는 휴식의 변화, 관계의 변화, 삶 전체의 변화를 부를 것이다.

기술공학부터 인문학까지 총동원해 어떤 일들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해야 한다. 풍부한 상상과 생각만이 우리의 미래를 의지대로, 생각대로 이끄는 열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9-10-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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