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12월쯤 출시 예정인 기아자동차 ‘K5’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예상도.
유튜브 채널버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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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티볼리, 현대자동차 베뉴, 기아자동차 셀토스…. 최근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기아차의 대형 SUV ‘모하비 더 마스터’도 다음달 출격한다. 신차가 나왔다 하면 십중팔구 SUV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승용차 시장에서 SUV의 점유율은 역대 최고치인 44.2%를 기록했다. 2015년 32.8%를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11.4% 포인트 급성장했다.
이런 ‘SUV 대세론’에 맞서 올해 하반기 세단형 승용차가 역습을 준비 중이다. 안정적인 승차감과 고성능 엔진, 첨단 기술이 적용된 운전자보조시스템 등을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세단이 SUV의 공세를 물리치고 ‘자동차의 표준’이라는 타이틀을 지킬 수 있을까.
올해 하반기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세단은 단연 기아차의 K5다. K5는 올해 11~12월쯤 완전변경 모델로 재탄생한다. 기아차 측은 “K5 풀체인지 모델을 추가해 승용 모델 시장의 경쟁력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동급인 현대차 신형 쏘나타를 통해 K5의 대략적인 외관의 크기를 짐작해볼 수 있다.
신형 K5는 기존 모델보다 훨씬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K5의 전장은 4855㎜로 4900㎜인 신형 쏘나타보다 45㎜ 짧다. 이에 신형 K5의 전장은 신형 쏘나타보다 5㎜ 더 긴 4905㎜, 축간거리(휠베이스)는 2840㎜인 신형 쏘나타보다 10㎜ 더 긴 2850㎜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자가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인 ‘레그룸’을 비롯해 앞뒤 내부 공간이 확 넓어진다는 의미다. 차체 높이인 전고는 현재 1465㎜에서 신형 쏘나타와 동일한 1445㎜로 낮아진다고 한다. 신형 K5의 모습이 기존 모델보다 더욱 날렵해진다는 얘기다.
신형 K5의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은 과거에도 그래 왔듯이 신형 쏘나타와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쏘나타에 처음 적용된 3세대 플랫폼도 신형 K5에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엔진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쏘나타와 다르게 세팅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형 K5에는 고급 세단에만 적용돼 온 사륜구동(AWD) 시스템이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K5의 외관 디자인은 더욱 세련되게 바뀐다. 러시아 자동차 전문매체 ‘KOAECA’가 내놓은 예상도와 검은 천을 쓰고 시범 주행하는 모습을 찍은 ‘스파이샷’에 따르면 신형 K5 전면부는 기아차 패밀리룩인 호랑이 코 모양의 그릴로 돼 있다. 다만 그릴의 모양은 기존 세로 모양에서 가로 모양으로 달라졌다. 테일램프(후미등)는 K7 프리미엄과 신형 쏘나타처럼 좌우가 연결된 모습이다.
그랜저 IG
준대형 세단 시장의 최강자이자 전 차종에서 판매량 1위를 달리는 현대차 그랜저도 오는 11월 부분변경 모델로 다시 돌아온다. 지난 6월 말 기아차 K7 프리미어 출시로 판매량이 주춤한 가운데 신형 그랜저가 준대형 세단 시장을 완전히 평정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형인 신형 쏘나타의 휠베이스가 2840㎜로 길어지며 2845㎜인 그랜저와의 격차가 단 5㎜로 좁혀졌고 동급인 기아차 K7 프리미어가 첨단 기술을 대거 탑재하고 출시되면서 그랜저 역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신형 그랜저는 차급이 준대형인 만큼 크기와 인테리어, 디자인, 성능 등 여러 면에서 중형인 쏘나타와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예상도와 스파이샷을 보면 전면 그릴은 기존의 가로 모양이 아닌 좌우 사선을 연결한 ‘크레스트 그릴’처럼 생겼다. 마치 제네시스 모델과 흡사하다. 신형 그랜저는 외관보다 내부가 더 많이 바뀐다고 한다.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에 적용된 버튼식 변속기가 적용되고 기아차 K7 프리미어에 적용된 신기술도 대거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터보 엔진 등 새로운 심장을 장착한 신형 쏘나타도 세단의 부흥기를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달 복합연비가 무려 20.1㎞/ℓ에 달하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또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연속가변밸브듀레이션’(CVVD) 기술이 적용된 1.6 터보 엔진 모델도 이달 내로 선보일 예정이다.
높은 상품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기아차 K7 프리미어 역시 순항 중이다. K7 프리미어는 지난달 8173대가 팔리며 6135대에 그친 그랜저를 처음으로 제쳤다.
현재 세단의 시장 점유율은 55.8%로 아직은 과반을 유지하고 있다. 판매 1, 2위 자리도 그랜저와 쏘나타가 단단히 지키고 있다. 내년에는 준중형 세단을 대표하는 현대차 아반떼가 완전변경된 모습으로 돌아와 힘을 싣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향후 뛰어난 승차감과 넓은 탑승·적재 공간을 두루 겸비한 신형 세단이 줄지어 출시된다면 자동차 트렌드가 다시 SUV에서 세단으로 넘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2019-08-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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