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988명 증원 등 정부 중재안 수용
이낙연 “無파업 전통” 부적절 발언 논란서울 광화문우체국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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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은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서 앞으로 집배원 과로사 문제를 적극 개선해 나가기로 했고 파업을 하면 국민께 드리는 불편이 심각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정부가 내놓은 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애초 9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지방본부위원장 회의에서 정부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노조 설립 61년 만의 첫 파업을 철회했다. 합의안에는 ▲위탁 택배원 750명 포함 도시 지역 인력 988명 증원 ▲사회적기구 논의를 통한 농어촌 지역 주 5일제 내년 시행 ▲우체국 예금 수익의 국고 귀속 대신 우편 사업 사용 등이 담겼다. 이 위원장은 “내년 (정규직) 1000명 증원 문구를 합의문에 반영하려고 했지만 (정부 측에서)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우정노조는 지난해 10월 나온 민관합동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의 권고를 근거로 집배원 2000명 증원과 토요택배 폐지 등 완전한 주 5일제 근무 등을 요구해 왔다.
우정노조의 정부안 수용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집배노조는 “기획추진단 권고안의 정규인력 증원과 토요택배 폐지 합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전 조합원의 열망을 짓밟은 우정노조는 차라리 교섭권을 반납하라”고 반발했다. 한편 이낙연 총리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정노조는 한 번도 파업하지 않은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키셨다”는 글을 남겼다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자 삭제했다. 민주노총은 “노조가 자신의 가장 강력한 권리인 파업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도 이를 두고 ‘전통’이라고 표현한 것은 노동자 파업에 대한 경박한 인식을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9-07-09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