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공식환영식을 한 뒤 본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9. 2. 27.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7일 “지난 2월 말 서울에서 개최된 UAE와의 정상회담에서 모하메드 왕세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이 석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한 것을 계기로 UAE 정부가 사건 해결에 적극 나서면서 우리 국민이 안전하게 귀환하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UAE가 구출 과정에서 어떤 도움을 줬는지에 대해 정 실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보안을 요하고 있다”면서 “다만 UAE 외교부가 리비아 군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석방을 이끌어 낸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피랍사건이 발생하자 한국 정부는 해군을 파견하는 등 구출을 위해 긴밀히 움직였다.
정 실장은 “정부는 지난해 7월 6일 주씨가 피랍된 직후 청해부대 문무대왕함과 왕건함을 현지에 파견해 안전하게 석방하는 데 총력을 경주해 왔다”고 설명했다. 문무대왕함과 왕건함은 지난해 10월 말까지 현지에서 군사적 작전지원 활동을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직접적인 군사작전이 진행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 실장은 “리비아에서는 내전이 진행되고 있어 정세가 극히 불안하고 거의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가능한 방법을 다 검토하고 최대한 노력한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했다.
정부는 백주현 전 카자흐스탄 대사를 지난해 8월 리비아에 파견해 현지 총리와 부총리, 외무장관, 내무장관 등 정부 고위 인사와 만나 석방에 대해 협의했다.
당시 백 전 대사는 리비아 정부가 부족사회 지도자들과 부족장 위원회를 만든 뒤 접촉하고 있으며 양국 간 협력 과정이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이번 협상 과정에서 현금 제공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랍사건 발생 이후 무장단체의 구체적인 정체나 정확한 요구 사항은 알려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협상 내용을 다 설명드릴 순 없다”면서 “UAE가 가지고 있는 그 지역에서의 영향력, 부족 간 협력관계를 동원해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6일(현지시간) 리비아에서 한국인 1명(가운데)이 무장단체에 납치돼 27일째 억류된 상태라고 외교부 당국자가 1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7월 6일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무장민병대가 현지 한 회사의 캠프에 침입해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을 납치하고 물품을 빼앗았다. 2018.8.1 [218NEWS 페이스북]
이후 지난해 12월에는 현지에 계속 체류 중인 한국인에 대해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했지만 리비아 현지 기업에 근무하는 3명과 자영업을 하는 한 명은 아직도 생계를 이유로 체류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관을 통해 가급적 조기에 리비아를 나올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지만 아직 떠날 사정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끝까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할 수 있도록 고민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