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칸막이’ 넘은 자와 갇힌 자의 운명

‘조직 칸막이’ 넘은 자와 갇힌 자의 운명

김승훈 기자
입력 2016-09-09 18:10
수정 2016-09-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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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로 이펙트/질리언 테트 지음/신예경 옮김/어크로스/384쪽/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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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 플레이스테이션 등 혁신적 제품과 아이디어로 소비자의 생활양식을 바꾼 소니는 왜 몰락했을까. 스위스에서 가장 안정적인 금융기업으로 알려진 UBS는 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을까. 반면 시카고 경찰국은 어떻게 범인 검거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시민들의 복지를 증진할 수 있었을까. 페이스북은 어떻게 지속적인 조직 혁신을 단행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양쪽 사례를 꿰뚫는 키워드로 ‘사일로’를 들었다. 한쪽은 사일로에 갇혔기 때문에 망했고, 다른 쪽은 사일로를 넘어섰기에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일로는 주로 비즈니스 용어로 사용되며 부서 이기주의를 뜻한다. 생각과 행동을 가로막는 편협한 사고 틀이나 심리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개인과 조직 문제에 모두 적용 가능하다.

저자는 사일로가 왜 발생하는지, 우리가 사일로에 갇히기 전에 어떻게 사일로를 길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자세하게 짚었다. 마이클 블룸버그의 뉴욕시청, 런던의 잉글랜드은행, 오하이오의 클리블랜드 클리닉, 스위스의 UBS, 캘리포니아의 페이스북, 도쿄의 소니, 뉴욕시의 블루마운틴 헤지펀드, 시카고 경찰국 등 사일로와 관련한 8가지 실패와 성공 사례를 통해 개인과 조직, 나아가 사회 시스템 속에 숨겨진 사일로를 명징하게 규명했다. 저자는 “사일로에 갇힌 이들은 스스로 만들어 놓은 분류체계 안에 생각과 행동이 갇혀 버려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도 못하고 버젓이 드러난 문제도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다”며 “사일로에 갇히느냐 넘어서느냐에 따라 기업과 정부, 국가의 운명이 갈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6-09-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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