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이 된 조폭, 새 영화 ‘박수건달’

무당이 된 조폭, 새 영화 ‘박수건달’

입력 2013-03-27 00:00
수정 2013-03-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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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에서 두목의 신임과 부하들의 지지를 받는 조폭 부두목 광호(박신양 분)는 동기 태주(김정태)의 견제를 이겨내고 조직의 후계자로 대접받는다.

하지만, 두목의 지시로 중요한 리조트 사업을 준비하던 광호에게 자꾸 이상한 일이 생긴다. 3일을 내리 끙끙 앓고 꿈에는 무당이 등장한다. 굿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찾아간 점집 보살(엄지원)은 광호가 신내림을 받아야 살 수 있다고 얘기한다.

광호는 건달이 무슨 무당이냐며 운명을 거부하지만,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울며 겨자먹기로 신내림을 받는다. 박수무당과 건달로 ‘투잡’을 오가던 그는 어느 날부터 귀신을 볼 수 있게 되고 귀신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영매가 된다.

영화 ‘박수건달’은 코미디영화로서는 독특한 소재와 설정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조폭을 주인공으로 한 코미디영화는 많지만, 조폭이 엉뚱하게도 무당이 된다는 설정은 그동안 없던 발상이다. 조폭으로 승승장구하던 주인공이 갑자기 찾아온 무병으로 어쩔 수 없이 운명을 받아들이게 되는 도입부는 꽤 흥미롭게 그려졌다.

갓 신내림을 받아 손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르던 주인공이 접신을 하게 되면 표정과 말투가 달라지고 엄청난 신통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주로 진지한 멜로 장르에서 실력을 발휘하던 박신양은 코믹한 연기도 능숙하게 해냈다.


첫 번째 귀신인 여자가 등장하고 그녀의 연인이었던 황검사(조진웅)를 만나 여자의 못다 한 얘기를 들려주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특히 조진웅은 특별출연으로 적은 분량에 등장하는데도 예측할 수 없는 에너지 넘치는 연기로 스크린을 꽉 채운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귀신들의 이야기가 핵심으로 펼쳐지면서 코미디의 맛을 충분히 살리지는 못했다. 클라이맥스인 엄마와 아이의 안타까운 이별은 지나치게 최루성으로 흐른다. 비슷하게 귀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헬로우 고스트’와 겹치는 감도 있다. ‘조폭마누라’를 연출한 조진규 감독의 신작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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