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으면서 인테리어를 바꾸는 집이 많아진다.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해 벽지와 커튼을 바꾸는 선에서 마치는 집도 있지만 아예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리모델링 수준의 인테리어를 맡기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비용을 들여 인테리어를 바꾸더라도 기분이 마냥 좋아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불편해지기도 한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바뀐 인테리어가 나와 맞는 것이고, 뭔가 불편하거나 불안해진다면 맞지 않는 것이다. 비용을 들여 집을 고쳤는데 기분이 불편해지는 것은 풍수에서 말하는 기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의 흐름은 집의 내부 공간과 가구 배치를 조금만 바꿔도 크게 변한다. 옛날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 명산 꼭대기에 쇠말뚝을 박아 나라의 기를 막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 관악산의 화기를 막기 위해 성곽 남쪽 대문의 이름을 숭례문이라 하고, 궁궐마다 해태를 세웠다는 얘기도 들어봤을 것이다. 한 나라, 또는 한 고을의 기가 조그마한 쇠말뚝이나 해태 상으로 영향을 받는다면, 집안 기의 흐름이 장롱이나 소파 등의 배치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그 면적만을 비교해 봐도 당연하지 않을까.

앞서의 예처럼 화기를 막기 위해 해태 상을 설치하는 등을 비보풍수라고 한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의 흐름이 나쁘거나 풍수적으로 좋지 못한 공간을 보완해 개선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비보풍수 인테리어로 집안의 나쁜 기운을 막아주거나 좋은 기운을 보완해 줄 수도 있을 터, 비보풍수를 고려한 인테리어로 건강과 행복이 넘치는 봄을 만들어 보자.

가장의 직업 운을 좌우하는 현관

아파트의 현관은 집 안의 첫인상을 받게 되는 곳이다. 특히 현관은 가장의 직업 운을 좌우하는 곳이므로 항상 신경 써서 밝고 깨끗하게 연출한다. 조명을 환하게 하고 신발은 가지런히 정리하며 바닥은 항상 깨끗하게 청소하거나 단정하게 매트를 깔아 비보한다. 또한 출입문에 맑은 소리가 나는 종이나 풍경을 달아두면 나쁜 기운을 없앨 수 있다.

한편 현관문을 열었을 때 계단이 보이면 현관으로 들어오는 기가 머물지 못하고 그대로 빠져 나가므로 현관과 계단 중간에 관엽식물을 놓아 기를 순환시키거나 작은 거울이나 금색 테두리가 있는 그림을 장식해 올라오는 기를 반사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현관의 큰 거울은 사람의 기운을 빼앗아가므로 화분이나 그림을 이용, 절반 정도를 가려 흉한 기운을 막는다.

기를 각 방으로 공급하는 거실

집 안의 중심이 되는 거실은 기를 각 방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므로 항상 정리정돈을 잘하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야 복과 행운이 들어온다. 하지만 무엇보다 거실은 채광과 통풍이 좋아야 한다. 만일 채광이 좋지 않다면 양의 기운을 가진 목제 가구나 꽃, 산 등의 풍경 그림을 둔다. 그늘이 지거나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는 관엽식물을 놓아 전체적인 운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소파의 가장 이상적인 배치는 소파와 현관이 대각선을 이루는 배열이다. 패브릭 소파의 경우 따뜻한 컬러로 하고 커튼은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아야 교제 운이 높아진다.

거실의 전망이 넓거나 베란다를 통해 시야가 지나치게 트이면 마음을 황량하게 만들고 건강과 화목, 부자의 기운이 도망갈 위험이 크다. 이럴 때는 베란다나 거실의 창가 쪽으로 커튼을 치고 잎이 많은 관엽식물을 베란다 중앙에 배치해 기를 보충한다.

침구는 밝고 깨끗하게

침실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현관과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현관과 침실이 일직선상에 있다면, 침실의 문설주에 발 또는 차양을 설치해 외부 살기가 직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거나 침실 방문을 닫고 생활한다. 욕실문을 열어 두면 욕실의 찬 기운이 침실 및 안방에 전달돼 찬바람이 들고 이로 인해 부부가 풍병(風病)에 시달리거나 악몽을 꾸게 된다. 침대 머리맡이 문 쪽이거나 방문을 열었을 때 바로 머리맡이 보이면 흉이 된다. 장롱은 방문에서 볼 때 안쪽 벽면에 위치하는 것이 좋고, 장롱 위 빈 공간은 기운의 손실을 초래하므로 천장과 높이가 같은 붙박이장이 좋다.

침실의 샹들리에 등 간접조명은 기분만 들뜰 뿐 활기는 떨어지므로 간접 조명을 쓸 경우엔 반드시 어느 한 곳에 다운라이트나 스포트라이트 등 강한 빛이 나오는 곳이 있어야 한다. 커튼은 흰색, 빨강, 보라 등이 들어 있는 줄무늬가 기운을 상승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주방, 흙의 성질로 화기를 누르자

주방은 불의 기운이 강한 장소이므로 주로 쓰는 그릇은 흙의 성질을 가진 도자기류로 하는 것이 좋으며, 시스템 가구 등으로 나무의 기운을 주방에 채우면 좋은 기운을 불러 인간관계도 좋아지고 가족의 건강과 화목에도 좋다. 식탁은 벽에서 약간 떨어지게 두어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식탁 위의 조명은 밝게 한다. 식탁 위에 살림살이가 쌓여 집안의 기가 주방으로 집중되면 가족 구성원의 비만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한다.

식기는 가능한 주방가구 안에 보관하고 특히 주방용 칼 등 날카로운 기구는 사용 즉시 수납함에 넣는다. 밖에 내놓은 상태로 두면 애정운과 관계된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전자레인지나 토스터처럼 열을 내는 가전제품은 사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족이 앉는 식탁 주변에 놓지 않는 것이 좋다.

꿈이 영그는 아이 방

어린아이들의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태양 에너지. 햇빛이 잘 드는 방을 아이 방으로 하면 아이가 건강하고 명랑한 성품으로 자란다. 그렇지만 공부방은 북쪽에 만들어 준다. 북쪽 방은 아이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큼직한 책상을 함께 놓아주면 수험공부에 안성맞춤이다. 아이들 방에 컴퓨터를 놓을 때는 창가에 놓아야 컴퓨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심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침대는 벽에서 20∼30cm 떨어뜨려 놓는다. 벽에 바짝 붙이면 계속해서 탁한 기운에 노출되는데 수면 중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책상은 천연목으로 만들어져 나뭇결이 살아 있는 짙은 갈색의 책상이 좋다. 주의가 산만해서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라면 흰색 가구를 놓아준다. 방에 자잘한 가구는 아이의 주의가 산만해지고 집중력을 떨어뜨리므로 책상은 항상 가지런하고 깔끔하게 정돈하도록 한다.

작은 창문이라도 반드시 커튼을 달도록 한다. 빛이 너무 많이 들어오면 아이가 지나치게 활동적이고 산만해지므로 빛을 적당히 가려줘야 한다. 벽에는 풍경화를 걸어두는 것이 좋으며 침대 옆에 흰색 꽃이나 핑크색 소품을 장식하는 것도 기의 흐름을 좋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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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습기는 바로바로 제거해야

화장실은 수(水)의 기운이 강해 토(土)의 기가 흐르는 방위인 북동쪽이나 남서쪽에 위치해 있으면 오행에서 말하는 상극 관계에 놓이면서 건강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이때 토와 수의 균형을 조절해 줄 수 있는 것이 금(金)이다. 화장실에 금을 상징하는 것, 이를 테면 금속제의 둥근 쟁반이나 기타 물건을 놓아둔다. 쟁반 위에 수정을 놓아두면 나쁜 기를 막는 효과도 상승한다. 특히 화장실의 습기는 불이나 물보다 더 강하게 방위의 기운을 저하시키므로 샤워나 목욕 후에는 반드시 습기를 제거한다. 좁은 욕실에 목욕용품이나 세제를 늘어놓는 것은 피하고 가급적 세면대 주위도 비워두는 것이 좋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붉은색이나 노란색, 분홍색 등의 양기를 가진 색상의 수건을 사용하고, 컨디션이 지나치게 고조될 때는 파란색과 같은 한색 계열의 수건을 사용하면 마음이 차분히 진정된다.

인테리어 소품은 정갈하게

소품이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장식이 많은 집은 흉하므로 정갈하게 꾸미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스탠드 조명은 흉한 기운과 찬 기운을 몰아내고 집 안에 따뜻한 기운을 성장시키므로 북향의 침실, 어둡고 습한 곳에 설치하면 좋다. 또한 어느 곳이든 시들었거나 드라이플라워로 장식하는 것은 집안의 생기를 빼앗아 가기 때문에 피한다.

상징성 있는 동식물 그림을 통해 사악한 기운은 몰아내고 집 안의 운기를 북돋울 수 있다. 오리와 게는 장원 급제, 흰 사슴은 관운, 향나무는 장수, 모란은 부귀, 포도와 석류는 다산, 수탉은 출세를 의미한다.

이 모두를 다했는데도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면? 인테리어가 원인이 아니거나 다른 이유가 있을 것임에 분명하다. 우리 아파트 앞에 더 크고 높은 건물이 새로 지어졌다든지, 큰 도로가 집 옆으로 뚫렸다든지 하는….

새로 지어진 건물을 허물 수도 없고 도로를 다시 막을 수도 없다면 마음을 다스려 순응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이 우리 선조들로부터 내려오고 있지 않은가?

글_ 김정교 인테리어경영 편집인·사진_민병원 민인테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