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 불교 대표 선지식 학술적 조명 잇따라

근대 한국 불교 대표 선지식 학술적 조명 잇따라

입력 2014-04-11 00:00
수정 2014-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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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혜암 학술대회 16일 동국대서 18일엔 석전·한암 가르침 되새겨

근대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선지식들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혜암선사문화진흥회가 오는 16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동국대 중강당서 여는 학술대회와 한국불교학회가 월정사·선운사와 공동으로 18일 낮 12시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석전과 한암, 한국 불교의 시대정신’을 주제로 여는 춘계학술대회가 그것이다. 모두 선지식들의 수행과 계율정신을 되살려 해이해진 종풍을 각성하자는 차원에서 열린 모임이어서 주목된다.

이 가운데 혜암선사문화진흥회의 학술대회는 조계종 전 종정 혜암 스님을 조명하는 첫 학술대회다. 출가 이후 50년이 넘도록 평생 눕지 않고 정진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와 하루 한끼만 먹는 일일일식(一日一食)을 실천한 선승의 생애와 사상을 되돌아보는 첫 번째 자리로 눈길을 끈다. 혜암 스님은 성철 스님 입적 후 해인총림 방장을 지냈고 1994, 1998년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으로 종단 개혁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1947년 성철·우봉·자운 등 20여명의 스님과 함께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이른바 ‘봉암사 결사’를 시작했고 1999년 종정에 추대돼 종단 안정과 화합에 심혈을 기울였다.

학술대회에서는 2001년 해인사 원당암 미소굴에서 “인과가 역연하니 정진 잘해라”는 말을 남기고 열반에 든 스님의 사상과 정신이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강진 백련사 주지 여연 스님의 기조 발제와 ‘혜암 선사의 선사상과 수행 방법’ ‘불교리더십 형성과 하화중생’ 등의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한국불교학회의 학술대회는 일제강점기에 전통 불교를 지키고 조계종의 정초를 열었던 석전 박한영(1870~1948) 스님과 한암(1876~1951) 스님의 가르침을 재조명하는 자리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석전 스님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 두번에 걸쳐 종정을 지낸 당대 죄고의 종교 지도자다. 일제의 한국 불교 장악에 맞서 진진응, 한용운, 오성월 스님과 함께 민족 불교의 정통성을 지키는 데 크게 공헌한 인물로 꼽힌다. 한암 스님은 1925년 봉은사 조실 자리를 뒤로한 채 오대산에 주석해 입적하기까지 선 수행에 매진했던 당대 최고의 선사다. 무엇보다 계율정신을 강조하고 실천했으며 4차례나 종정에 추대됐다.

대회에서는 ‘석전과 한암을 통해 본 불교와 시대정신’ ‘근대 한국 불교에서 한암의 역할과 불교사적 의의’ ‘한암의 선과 계율정신’ ‘석전의 계율관’ ‘석전과 한암의 문제의식’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불교학회는 이와 관련해 “한국 불교의 전통을 지키고 불타의 정법 혜명을 바로 세운 가르침을 재조명하는 것은 미래 한국 불교의 정통성 확립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4-04-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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