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에게 가장 ‘동화 같은 날’… 푸른 한복을 꺼냈다

동화작가에게 가장 ‘동화 같은 날’… 푸른 한복을 꺼냈다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1-06-02 22:26
수정 2021-06-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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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첫 린드그렌상 ‘구름빵’ 백희나 작가

스웨덴 국기 색깔 한복 입은 모습에 눈길
“한국 입양아에게 긍지 보여주고 싶었다
왕세녀에게 상을 받다니 마법 같은 일”
저작권 패소했지만 법 개정 등 변화 시작
하반기에는 전통 이야기 다룬 새 작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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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 작가가 1일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열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시상식에서 자신이 만든 캐릭터가 담긴 상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백 작가는 이날 스웨덴 국기 색인 청색과 노란색으로 맞춘 한복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백희나 작가 제공
백희나 작가가 1일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열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시상식에서 자신이 만든 캐릭터가 담긴 상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백 작가는 이날 스웨덴 국기 색인 청색과 노란색으로 맞춘 한복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백희나 작가 제공
“왕세녀에게서 상을 받다니, 진짜 마법 같은 일이네요.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일을 해 오길 정말 잘했어요.”

세계 최대 아동문학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품에 안은 백희나 작가가 2일 밝은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린드그렌상은 ‘삐삐 롱스타킹’을 쓴 유명 작가 린드그렌(1907~2002)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스웨덴 정부가 제정했다. 4월에 수상자를 선정하고 5월 31일에 시상식을 열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행사가 연기됐다.

현지시간 5월 31일에 맞춰 화상으로 진행한 시상식에서 백 작가는 2021년 수상자인 장클로드 무를르바와 나란히 상을 받았다. 이날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현지와 화상으로 연결된 백 작가는 스웨덴 국기 색인 청색과 노란색으로 맞춘 한복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백 작가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작가가 된 이후부터 꿈꾸던 상이었기에 현지 시상식 참석은 못 하더라도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특별히 한복을 맞춘 이유를 설명했다. “스웨덴은 한국 입양아들이 많다. 시상식을 볼 한국의 아이들에게도 긍지를 심어 줄 수 있길 바랐다”고도 했다.

“그림책을 만드는 일은 마법과도 같다”는 그는 “불행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면서 꿈을 꿀 수 있다. 그림책은 우리에게 행복한 순간을 주고,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한다. 그래서 그림책 작가가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동화 작가가 꿈꾸는 린드그렌상을 한국 최초로 수상한 그에게 이 상은 작가의 길을 향해 다시 일어날 계기가 됐다. “2년 전 ‘구름빵’ 소송이 일어나면서 그동안 이룬 것들을 다 빼앗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죠.”

비록 지난해 6월 ‘구름빵’ 소송은 패소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법에 추가보상청구권을 넣는 개정을 시작하는 등 의미 있는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백 작가는 “신인 작가들이 제 권리를 찾지 못할 때 ‘구름빵’이 좋은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그의 작품들 가운데 ‘알사탕´은 뮤지컬로 만들어져 2년을 넘긴 장기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수탕 선녀님´도 곧 뮤지컬로 제작된다. 백 작가는 “원작자로서 즐겁게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엔 우리 옛 이야기를 다룬 ‘연이와 버들도령´도 내놓을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21-06-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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