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43억 찍고 OTT 휩쓴다… K콘텐츠 치트키 ‘노블코믹스’

조회 수 143억 찍고 OTT 휩쓴다… K콘텐츠 치트키 ‘노블코믹스’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5-01-14 00:08
수정 2025-01-1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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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렙’ 등 웹소설發 콘텐츠 인기
검증된 스토리·고정된 독자층 유입
영화·드라마 등 제작 흥행 이어 가
웹툰 속 주인공 좋아할 ‘술’ 판매도

문화가 산업적인 논리로만 재편
작품 ‘양산’ 체제 확고해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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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를 끈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 ‘노블코믹스’가 최근 국내 웹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시즌2가 공개된 카카오페이지의 ‘나 혼자만 레벨업’ 웹소설 표지. 카카오페이지 제공
인기를 끈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 ‘노블코믹스’가 최근 국내 웹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시즌2가 공개된 카카오페이지의 ‘나 혼자만 레벨업’ 웹소설 표지.
카카오페이지 제공


‘나 혼자만 레벨업’, ‘전지적 독자 시점’,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화산귀환’, ‘지금 거신 전화는’….

웹툰에 관심이 없어도 한번쯤 제목을 들어 봤을 이 작품들에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모두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는 것이다. 화제의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드는 ‘노블코믹스’가 업계의 성공 방정식으로 굳어지고 있다. 원작의 두꺼운 팬층을 기반으로 웹툰 제작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낮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작품을 ‘양산’하는 체제가 확고해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12일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웹툰 플랫폼에 따르면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K웹툰 성공작 중 상당수가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이다. 단순히 웹툰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넘어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포맷으로 확장하고 있다. 콘텐츠 분야 지식재산(IP)의 가장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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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를 끈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 ‘노블코믹스’가 최근 국내 웹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시즌2가 공개된 카카오페이지의 ‘나 혼자만 레벨업’ 웹툰 표지.  카카오페이지 제공
인기를 끈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 ‘노블코믹스’가 최근 국내 웹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시즌2가 공개된 카카오페이지의 ‘나 혼자만 레벨업’ 웹툰 표지.
카카오페이지 제공


‘나 혼자만 레벨업’(카카오페이지)은 전 세계 누적 143억 조회 수를 기록한 K웹툰의 기수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지난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고 지난 5일에는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됐다. 공개 직후 일본에서 아마존 프라임 TV쇼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한편 넷플릭스에서는 필리핀·홍콩·대만 등 아시아권 시청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마찬가지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전지적 독자 시점’(네이버웹툰)은 배우 이민호 등을 주연으로 한 실사 영화로 올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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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를 끈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 ‘노블코믹스’가 최근 국내 웹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네이버웹툰에서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화산귀환’ 웹소설 표지. 네이버웹툰 제공
인기를 끈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 ‘노블코믹스’가 최근 국내 웹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네이버웹툰에서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화산귀환’ 웹소설 표지.
네이버웹툰 제공


웹소설·웹툰을 단순히 영상화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하는 현상도 최근 엿보인다. 무협 장르인 ‘화산귀환’(네이버웹툰)의 경우 누룩 명인 한영석 양조장과 손잡고 주인공이 좋아할 만한 높은 도수의 술을 실제로 제작했다. 1020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카카오페이지)은 지난해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관련 굿즈(상품)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꾸렸는데 2주간 약 1만 5000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블코믹스는 웹툰 산업이 고도로 성장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다양한 웹툰을 양산하는 체제가 만들어지고 거기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가운데 투자의 위험도를 최대한 낮추려는 과정에서 탄생한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이미 검증된 웹소설로 웹툰을 만들면 일단 제작과 동시에 고정된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웹툰이 연재될 동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웹소설로 유입되는 독자가 생겨난다. 웹툰을 제작할 때도 이미 이야기 윤곽이 있으니 작화나 연출만 신경 쓰면 되는 만큼 비용이 덜 들어간다는 이점 또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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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를 끈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 ‘노블코믹스’가 최근 국내 웹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네이버웹툰에서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화산귀환’ 웹툰 표지. 네이버웹툰 제공
인기를 끈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 ‘노블코믹스’가 최근 국내 웹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네이버웹툰에서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화산귀환’ 웹툰 표지.
네이버웹툰 제공


노블코믹스가 업계에서 최소한 ‘실패하지는 않는’ 방식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최근에는 장르를 다양화하거나 웹소설이 아닌 IP에서 작품의 아이디어를 끌어오는 것으로도 전략을 확장하는 추세다. ‘나 혼자 탑에서 농사’(네이버웹툰)는 동명의 판타지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웹툰이지만 전통적으로 사랑받았던 로맨스나 무협이 아닌 ‘힐링물’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달라지고 있는 경향을 대표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패러블 엔터테인먼트 소속 버추얼 아이돌을 소재로 한 웹툰 ‘차원을 넘어 이세계아이돌’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단행본과 굿즈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펀딩에는 최종 88억원이 모였는데 이는 펀딩 역사상 최고 모금액이라고 한다.

투자 대비 수익이 불확실한 콘텐츠 업계에서 안정적인 수입원을 찾은 것은 고무적이지만, 이것이 자칫 콘텐츠 산업의 근간인 다양성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매니저(만화연구가)는 “웹툰 산업이 커지면서 제작자는 신규 IP를 발굴하는 비용보다 이미 이야기로서 완성도가 검증된 웹소설 원작의 웹툰 제작에 골몰하게 됐다”면서 “그러나 산업적 논리로만 문화가 재편됐을 때 남는 건 양산형밖에 없을 것이므로 다양한 ‘웹툰 오리지널’ 작품 역시 자리를 지키며 독자를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1-1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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