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불패’ 기댄 편안한 선택 아니면 고전의 파격적 재해석…서울시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춘희

‘흥행 불패’ 기댄 편안한 선택 아니면 고전의 파격적 재해석…서울시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춘희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24-04-28 14:00
수정 2024-04-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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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의 주인공 비올레타(이혜정)와 알프레도(정호윤)이 찍은 의상 컨셉 사진. 김영석 한복 디자이너가 처음으로 무대 위 성악가들이 입는 한복을 오페라 의상으로 디자인했다.  세종문회회관 제공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의 주인공 비올레타(이혜정)와 알프레도(정호윤)이 찍은 의상 컨셉 사진. 김영석 한복 디자이너가 처음으로 무대 위 성악가들이 입는 한복을 오페라 의상으로 디자인했다. 세종문회회관 제공
1948년 1월 서울 명동 시공관 무대에 ‘춘희’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오페라가 공연됐다. 베르디의 걸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원작 소설의 일본식 번역인 춘희(동백 아가씨)를 그대로 썼다. 당시 자유신문은 첫날 공연이 성황을 이뤘다고 전했다. 오페라라는 새로운 예술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하루 2회, 5일간 이어진 공연은 만석을 이뤘다.

서울시오페라단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경성을 시대적 배경으로 재해석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춘희’를 올린다. 예술감독(박혜진), 연출자(이래이), 지휘자(여자경)까지 쟁쟁한 여성 창작자들이 의기투합했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로 꼽힌다. 1800년대 프랑스 파리 사교계를 배경으로 고급 매춘부인 비올레타와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작품의 시공간을 1910~30년대 경성으로 옮기고 캐릭터 설정도 바꿨다. 여주인공 비올레타는 기생으로 위장한 독립운동가로, 알프레도는 일본 유학파의 ‘모던 청년’으로 그려진다. 제작직은 대사와 노래는 원전 오페라와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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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라 트라이바타·춘희’ 포스터
오페라 ‘라 트라이바타·춘희’ 포스터
서울시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춘희’가 참신하다기보다는 이미 영화와 드라마에서 소비된 경성 시대의 오페라 버전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에서 경성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성패만 보면 거의 ‘흥행 불패’이다. 영화 ‘암살’(2015), ‘밀정’(2016),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 지난해 ‘경성크리처’에 이르기까지 내놓은 작품마다 인기를 끌었다. 경성을 배경으로 쓴 작품들의 시대 묘사와 설정이 유사했다. 일본의 백화점, 영화관과 커피점, 댄스홀 등 현대적 공간들이 경성의 이미지가 됐고, 친일파와 독립투사의 대립이 서사의 주요 장치로 쓰였다. 많은 작품에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됐지만 어디선가 보고 들은 낯익은 그만큼 진부해질 위험도 크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작품의 배경을 바꾼 이유에 대해 “드라마 ‘미스터선샤인’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드라마처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라 트라비아타’ 악보를 보니 스토리가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이래이 연출은 “경성이라는 배경 자체가 ‘라 트라비아타’가 작곡됐던 시대처럼 격동의 시기여서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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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오페라의 파격적인 재해석이 될지, 아니면 경성 시대를 쉽고 가볍게 소비한 작품일지도 관전 포인트다. 비올레타 역은 소프라노 이혜정과 이지현이, 알프레도 역은 테너 정호윤와 손지훈, 제르몽 역은 바리톤 유동직과 김기훈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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