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은하철도 999’에 영감을 준 원작이 있으니 바로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이다. 1930년대 발행됐으니 벌써 90년이나 흘렀지만 우주를 여행하는 멋진 이야기는 시대가 변해도 여전한 설렘을 준다.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공연 중인 ‘은하철도의 밤’은 원작을 뮤지컬 버전으로 각색한 창작 작품이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1월 초연해 2022년 4월 앙코르 공연을 선보였고 지난해 12월 다시 개막해 관객들에게 특별한 우주여행을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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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에 가자는 캄파넬라의 제의를 애써 거절한 조반니는 인쇄소로 가는 길에 마음을 바꾼다. 하지만 축제현장에서 그를 비웃는 소리와 수군거림에 방향 감각을 잃는다. 가까스로 캄파넬라의 도움을 받지만 이내 눈부신 섬광과 함께 정신을 잃는다. 조반니가 깨어난 곳은 은하철도 999였고 그때부터 환상적인 우주여행이 시작된다.
‘은하철도의 밤’은 조반니와 캄파넬라가 함께 은하 정거장을 출발해 북십자성과 거문고자리, 독수리자리, 전갈자리, 켄타우루스자리를 지나 남십자성까지 여행하는 과정을 아름답고 흥미롭게 그려낸다. 캄파넬라가 다양한 인물로 변신하며 조반니의 여행을 풍성하게 꾸미는 모습을 보며 관객들의 얼굴에는 절로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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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의 밤’은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빛날 삶을 꿈꾸고 용기 내게 하는 작품이다. 여행을 하고 나면 한층 더 단단하고 성숙해지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관객들은 조반니의 여행을 함께하며 한 뼘 자란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이 따뜻한 이야기가 가진 힘은 관객들의 가슴에 별처럼 오래오래 빛나는 여운을 남긴다.
원작과는 설정이 다르지만 바뀐 설정이 공연을 보고 나면 작품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는 오히려 더 효과적이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2인극이지만 2인극 같지 않은 풍성한 등장인물은 무대를 꽉 채우고, 우주여행의 설정에 맞는 화려한 영상과 기차임을 보여주는 무대장치들은 시각적으로도 특별한 감성을 준다. 3월 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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