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영상 더한 색다른 ‘굿판’…위로와 치유 기원하는 무대

비보이·영상 더한 색다른 ‘굿판’…위로와 치유 기원하는 무대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3-24 14:21
수정 2021-03-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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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예술단 몸짓+영상 더한 ‘시나위, 夢’
마포문화재단, 라스트포원·밴드 등 오마주 굿판
역사 속 제례의식 한 데 모은 국립무용단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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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예술단이 23일부터 선보이는 ‘시나위, 夢’.  정동극장 제공
정동극장 예술단이 23일부터 선보이는 ‘시나위, 夢’.
정동극장 제공
“안녕하오, 견디기에는 충분치 않은 그대의 오늘. 이젠 더운 숨 뱉어 마른 눈물 머물던 자리에 꽃이 피길.”(정동극장 예술단 ‘시나위, 夢(몽)’ 중)

‘지치고 힘든’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요즘, 위로와 치유를 기원하는 굿이 관객들을 위해 열리고 있다. 진심을 담은 몸짓이 리드미컬한 음악과 감각적인 영상과 어우러지기도 하고 록밴드와 비보이들의 강렬한 에너지를 더하기도 하며 새로운 굿판으로 꾸며졌다.

지난 23일 공식 출범한 정동극장 예술단은 첫 정기공연으로 오는 28일까지 ‘시나위, 夢’을 공연한다. ‘후회하지 않는 생을 살기 위한 산 자들의 굿판’을 부제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어루만진다. 심방(무당)의 묵직하고 간결한 몸짓과 타악 라이브 연주로 신을 불러내는 제의로 시작된 무대 위에서 반복된 일상에 갇히고 소통이 단절된 현대인들의 절망을 무대 사면을 가득 채운 영상과 무용수들의 몸짓으로 펼쳐낸다.

시나위는 무속 음악에 뿌리를 둔 전통 음악 양식으로 즉흥적 가락이 어우러지는 게 특징이다. 그 뜻을 이어 즉흥성과 화합을 상징적으로 독창적이고 세련된 몸짓으로 표현해 간다. 이규운 안무가는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한 전통적 굿의 무게를 덜어 내고 산 자들을 위한 현대적이고 생생한 굿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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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문화재단 밤섬 부군당 도당굿 오마주.  마포문화재단 제공
마포문화재단 밤섬 부군당 도당굿 오마주.
마포문화재단 제공
마포문화재단은 오는 30일 밤섬 부군당 도당굿을 오마주한 두 개의 굿판을 유튜브와 네이버TV를 통해 선보인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된 밤섬 부군당 도당굿은 밤섬 실향민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의식이다. 가수 이정봉이 예술감독을 맡아 작·편곡한 음악들을 바탕으로 국악과 클래식, 록밴드, 비보이 등 22명이 합을 맞춰 색다른 굿판을 벌인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배뱅이굿 이수자인 소리꾼 김유리, 국가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 전수자 곽동호의 대금, 태평소 연주를 비롯해 해금과 타악 등 국악 연주자와 기타, 베이스, 드럼 등 동서양이 어우러진 음악을 그려낸다. 첫 번째 굿판에선 브레이크댄스로 세계를 제패한 비보이 그룹 라스트포원이 비보잉을 화려하게 펼치고 두 번째 굿판에서는 씽씽밴드 유일한 여성 보컬이었던 추다혜가 결성한 추다혜차지스가 평안도, 제주도, 황해도 등에서 굿을 할 때 쓰였던 무가에 펑크와 힙합을 더한 독특한 음악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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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제의’. 국립무용단 제공
국립무용단 ‘제의’.
국립무용단 제공
무속신앙뿐 아니라 우리 역사 속 제례의식 춤을 한데 모은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 ‘제의’(祭儀)도 다음달 3~4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대와 사상을 대표하는 의식무용을 담아낸 무대로, 유교의 ‘일무’, 무속신앙 ‘도살풀이춤’, 불교의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 등 의식무를 비롯해 원시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몸의 언어까지 47명의 무용수가 다채로운 춤사위를 잇는다.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 음악감독이 이끄는 음악을 가야금, 타악, 피리가 연주하고 보컬의 카리스마까지 더해진 무대로 관객들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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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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