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옥 유작 18년 만에 공개 “한국영화 중흥 이끄셨는데 송구하기만”

신상옥 유작 18년 만에 공개 “한국영화 중흥 이끄셨는데 송구하기만”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1-11 11:23
수정 2023-01-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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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중흥을 이끈 신상옥 감독의 유작을 18년이 지나서야 공개하다니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다.”

95세인데도 다른 이들의 부축을 받긴 했지만 두 발로 걸어나와 꼿꼿이 선 채로 10일 서울 대한극장에서 열린 고 신 감독의 유작 ‘겨울 이야기’ 범영화인 헌정 시사회에 참석한 원로 배우 신영균씨를 비롯한 영화인들은 한목소리로 이런 회한을 풀어놓았다. 신상옥 감독은 신구, 김지숙 두 배우를 주연으로 이 작품 촬영을 2004년에 마친 뒤 2006년 세상을 등졌다. 부인이자 배우였으며 2018년 세상을 떠난 최은희 씨가 엔딩 크레딧에 캐스팅으로 이름을 올려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외동아들 신정균 감독이 필름을 디지털로 바꾸고 마무리했는데 신정균 감독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제나마 아버님의 유작이 공개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영균 씨는 여전히 굵직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한국영화의 중흥을 이끈 거장의 유작을 이제야 공개해 죄소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장호(78) 감독은 “신 필름에 들어가 선생님 어깨 너머로 영화를 배웠다. 그 8년 동안 스승 밑에서 배우고 일하는 것만으로 제 전성기를 보냈고 스승의 곁을 떠나자마자 내리막길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뒤늦게 유작을 공개하다보니 요즘의 추세와 맞지 않는 대목이 있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오늘을 있게 한 과거를 음미해 미래를 구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홍준 영화진흥위원장은 “매년 해오던 신상옥 감독 회고전을 코로나 때문에 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더욱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95세인데도 꼿꼿이 선 채로 신상옥 감독과의 추억을 회고하는 영화계 원로 신영균 씨. 날개 기획 제공
95세인데도 꼿꼿이 선 채로 신상옥 감독과의 추억을 회고하는 영화계 원로 신영균 씨.
날개 기획 제공
신상옥 감독이란 큰 나무 아래에서 영화를 배웠다고 회고하는 이장호 감독. 날개 기획 제공
신상옥 감독이란 큰 나무 아래에서 영화를 배웠다고 회고하는 이장호 감독.
날개 기획 제공
신상옥 감독의 외동아들 신정균 감독이 발언하는 것을 배우 김지숙, 촬영감독 조동관 씨가 듣고 있다. 날개 기획 제공
신상옥 감독의 외동아들 신정균 감독이 발언하는 것을 배우 김지숙, 촬영감독 조동관 씨가 듣고 있다.
날개 기획 제공
영화는 치매에 대한 경각심과 사회적 인식이 일천했던 당시 사회에 경종을 울리게 기획됐다. 오늘의 잣대로 보면 진부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신정균 감독은 “자나깨나 영화만 고민했던 아버님은 당시 자료도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지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셨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75번째 작품으로 오는 18일 개봉하는데 참가자들은 더 많은 상영관이 잡힐 수 있도록 입소문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신구(87)와 김지숙(67) 두 주연 배우의 열연은 주목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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