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미술계 입지 넓히는 연예인들
연예계에서 배우나 가수로 대중과 호흡하다 예술가의 길을 걷는 ‘아트테이너’(아트+엔터테이너)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엔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연예인 인기로 돈 번다”는 비난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관심과 인정으로 바뀌며 외연을 넓히는 분위기다.배우, 가수 등 연예계 활동을 하다 화가로 변신한 이들의 행보가 거침없다. 서울 강남구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영혼의 빨래’에 전시된 가수 겸 화가 권지안(솔비)의 ‘피스오브호프’.
갤러리나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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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화가 권지안(솔비)
그는 현재 서울 강남구 갤러리나우에서 개인전 ‘영혼의 빨래’도 개최하고 있다. 캔버스 위에 초를 녹이고 촛농 위에 오브제를 덧바른 작품을 선보이는데, 내년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프랑스 파리에서 초대전도 가진다. 안현정 평론가는 “여러 아트테이너가 미술에 도전하며 엇갈린 평가를 받았지만, 권 작가만큼 자격 시비와 논란에 시달린 사람은 드물다”며 “하지만 수많은 이슈를 외려 작품으로 승화시켰고 이를 통해 미술이 ‘전공자들만의 고상한 취미’라는 편견을 깨뜨렸다”고 평했다.
배우, 가수 등 연예계 활동을 하다 화가로 변신한 이들의 행보가 거침없다. 아이돌 출신 유라가 울산국제아트페어에 출품한 ‘오버랩 06’.
울산국제아트페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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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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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가수 등 연예계 활동을 하다 화가로 변신한 이들의 행보가 거침없다. 최근 첫 개인전 ‘기억의 형상’에 전시된 배우 하연수의 그림. 작품명 미정.
KT&G 상상마당 제공
KT&G 상상마당 제공
배우 하연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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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작품은 미술 시장에서도 큰 인기다.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NFT 부산 2021’ 옥션 경매에서 배우 윤송아의 그림이 1억원에 낙찰돼 국내 아트테이너 중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윤섭 아이프 미술경영연구소 대표는 “과거 미술계에선 내부 전문가 평가가 매우 중요했지만 모두가 수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게 된 현재는 다르다. 미술 전공 여부보다 작품의 독창성, 지속성과 진정성이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한국은 한 전공에 대한 깊이나 전문성을 중시하는 반면 해외에서는 장르의 융합이나 다재다능한 만능 엔터테이너를 당연하게 여긴다”며 “전문가의 시각이 작품에 대한 일차적인 검증 역할을 하겠지만, 작가의 비전 전체를 판단한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아트테이너로서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확장해 나가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2021-12-08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