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시런 4년 만에 내한
프라이빗커브 제공
지난 21일 저녁 무렵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은 때로는 감미롭고 때로는 열정적인 음악과 완벽한 날씨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분위기로 가득 찼다.
에드 시런은 2015년 3월 첫 내한에 이어 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2017년 3월 정규 3집 ‘÷’(디바이드) 발매 후 같은 해 10월 서울 공연이 예정돼 있었지만 자전거를 타다 입은 부상으로 아시아 투어가 전면 취소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오후 6시 정각 에드 시런은 기타를 메고 힘찬 걸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첫 곡 ‘캐슬 온 더 힐’을 부른 후 “한국에 다시 와서 기쁘다”며 “2017년엔 오지 못해 미안하다”고 인사했다.
에드 시런은 노래에 앞서 한 곡 한 곡에 담긴 사연을 짤막하게 소개했다. 2011년 발매한 첫 메이저 싱글 ‘디 에이 팀’을 부를 때는 “두세 명 관객 앞에서 노래하기도 한 그때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하게 될 줄 몰랐다”며 노래를 시작했다. 에드 시런은 10대 때부터 길거리를 전전하며 음악을 배웠다. ‘디 에이 팀’은 서정적인 분위기와 달리 마약에 빠진 노숙자 여인의 이야기를 가사에 담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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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생강)로 불리는 붉은색 머리카락이 눈에 띄는 그는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훌륭한 라이브와 연주 실력, 무대 장악력에 관객들은 “멋지다”, “귀엽다”는 말을 연발했다.
높은 하늘에 흩어진 새털구름과 길게 이어진 비행운이 날이 저물면서 분홍빛을 띠더니 어느새 어둠에 잠겼다. 포근했던 날씨가 쌀쌀해져 갔지만 관객들의 호응은 더 뜨거워졌다. 본 공연 마지막곡인 ‘싱’이 끝나고 에드 시런이 무대 뒤로 사라지지 관객들은 ‘싱’의 후렴구 “오오오 오오오 싱”을 무한반복하면서 앙코르를 청했다.
에드 시런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12주간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최대 히트곡 ‘셰이프 오브 유’를 불렀다. 모두가 하나가 된 떼창이 나온 것은 당연했다. ‘유 니드 미’까지 열창하며 1시간 50분 공연을 마친 그는 관객을 향해 “넥스트 타임”을 외치며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9-04-23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