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관 쓰고 은허리띠 차고… 1500년 전 신라 ‘귀족 패션’

금동관 쓰고 은허리띠 차고… 1500년 전 신라 ‘귀족 패션’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0-09-03 22:24
수정 2020-09-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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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남동 고분서 장신구 추가 출토

금귀걸이·가슴걸이·은팔찌·은반지 등
46년 만에 전신 치장 유물 일체 쏟아져
“키 170㎝의 최상위 계급 여성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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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여년 전 신라인 무덤인 경주 황남동 120-2호분에서 피장자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착용한 장신구 일체가 출토됐다. 머리 부분에는 금동관, 금귀걸이, 금드리개 등이 각각의 위치에 선명하게 보인다. 전신 장신구가 한꺼번에 나온 건 1974년 황남대총 발굴 이후 46년 만이다. 문화재청 제공
1500여년 전 신라인 무덤인 경주 황남동 120-2호분에서 피장자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착용한 장신구 일체가 출토됐다. 머리 부분에는 금동관, 금귀걸이, 금드리개 등이 각각의 위치에 선명하게 보인다. 전신 장신구가 한꺼번에 나온 건 1974년 황남대총 발굴 이후 46년 만이다.
문화재청 제공
지난 5월 금동신발 한 쌍이 나왔던 경북 경주 고분에서 금동관, 금귀걸이, 은허리띠 등 1500여년 전 신라인이 치장한 귀금속 유물들이 한꺼번에 발굴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덤 주인이 전신에 착용한 장신구 일체가 출토된 것은 1974년 황남대총 발굴 이후 46년 만이다.

문화재청은 황남동 고분 120-2호분에서 드러난 장신구들을 매장된 형태 그대로 3일 공개했다. 금동관은 관테(관을 쓸 수 있게 만든 띠) 위에 3단의 나뭇가지 모양 세움장식 3개와 사슴뿔 모양 세움장식 2개를 덧붙인 형태다. 관테에는 하트 모양의 장식용 구멍이 있고, 곱은옥과 금구슬로 만든 금드리개가 양쪽에 달렸다.

금동관 아래에는 금으로 만든 굵은고리 귀걸이 1쌍과 남색 구슬을 4줄로 엮어 만든 가슴걸이가 자리했다. 은허리띠와 4점이 한 묶음인 은팔찌와 은반지도 확인됐다. 오른팔 팔찌 주변에 크기 1㎜ 안팎의 노란색 구슬이 500점 넘게 출토됐는데, 이 구슬로 만든 팔찌를 은팔찌와 함께 찼던 것으로 추정된다.

은반지는 오른손에서 5점, 왼손에서 1점이 나왔다. 왼손은 완전히 노출되지 않아 앞으로 조사에서 은반지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천마총 무덤 주인처럼 열 손가락에 모두 반지를 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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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여년 전 신라인 무덤인 경주 황남동 120-2호분에서 피장자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착용한 장신구 일체가 출토됐다. 전신 장신구가 한꺼번에 나온 건 1974년 황남대총 발굴 이후 46년 만이다. 문화재청 제공
1500여년 전 신라인 무덤인 경주 황남동 120-2호분에서 피장자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착용한 장신구 일체가 출토됐다. 전신 장신구가 한꺼번에 나온 건 1974년 황남대총 발굴 이후 46년 만이다.
문화재청 제공
금동신발이 나왔을 때 문화재청은 무덤 주인을 왕족이나 최상위 귀족 계급으로 추정했다. 이번 추가 발굴에선 금동관에서 금동신발 뒤꿈치까지 길이가 176㎝인 것으로 미뤄 망자의 키가 170㎝ 안팎일 것으로 짐작했다. 발굴 조사를 진행한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권일 선임연구원은 이날 유튜브로 생중계한 현장 설명회에서 “귀걸이 고리가 크고 허리춤에 큰 칼이 아닌 작은 칼이 놓인 점, 부장칸에서 청동다리미가 발굴된 것 등으로 보아 무덤 주인은 여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경북도, 경주시와 함께 신라왕경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2018년부터 황남동 120호분을 발굴 조사하고 있다. 유물이 나온 120-2호분은 120호분의 봉토 일부를 파고 축조했다. 아직 미발굴된 120호분과 120-1·2호분 주인은 혈연관계로 추정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20-09-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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