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우리 예술단 공연 합류…출연진 중 방북 경험 최다
“고려호텔 종사자들 ‘사랑의 미로’ 흥얼거려”“평양에 갔을 때 ‘사랑의 미로’가 북한 교과서인지 책에 실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고려호텔 종사자 분들이 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요.”
가수 최진희 [연합뉴스 자료사진]
4월 열릴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출연하는 그는 평양 공연만 이번이 세 번째. 통일부가 이날 발표한 가수 중 방북 경험도 이번까지 합하면 네 번째로 최다이다.
그는 1999년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열린 ‘평화친선음악회’와 2002년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MBC 평양 특별공연’에 출연했으며, 2005년 금강산에서 열린 KBS ‘열린음악회’ 무대에도 올랐다. 북한 땅은 아니지만 1992년 러시아 사할린에서 북한 평양 예술단과 남북 합동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최진희는 2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처음 평양에 갔을 때는 중국 베이징에서 하루 자고 이틀 걸려서 간 기억이 난다”며 “그다음에 갔을 때는 순안비행장을 통해 30분 만에 가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16년 만이라는 그는 “우리 모든 국민이 바라는 것이 평화”라며 “남북 관계가 악화해 세계적으로 힘든 상황도 있었지만, 앞으로 좋아진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 길에서 이런 평화적인 만남이 자꾸 있어야 하며, 평화가 올 때까지 노력해야 할 부분은 어떤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참여 의미를 설명했다.
1980년대 발매된 그의 대표곡 ‘사랑의 미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전 애창곡으로 알려질 정도로 북한에서 유명한 노래다. 지난달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이 한국 가요 중 이 노래를 선곡하기도 했다.
그간의 평양 공연에서 ‘사랑의 미로’와 ‘휘파람’ 등을 부른 그는 “북한 예술단 분들과 나는 노래하는 스타일이 많이 달랐다”면서 “그분들은 꾀꼬리 같은 소리를 내고, 난 허스키한 중저음을 갖고 있어서 북한 분들이 새로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의 미로’가 북한에 정말 많이 알려져 있었다”며 “노래뿐 아니라 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내가 한국에서 식당을 하는 것도 알아 놀란 기억이 난다. 안내원분들과 얘기를 많이 하며 친해졌는데, 그곳 분들이 ‘최씨 앉은 자리에는 풀도 안 난다’는 농을 하는 것을 보고서 한민족의 뜨거운 피가 같이 흐르고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평양에서 다른 출연진들과 함께 북측 판문점까지 가본 경험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공연이 끝나고 다른 출연진들과 함께 평양에서 북측 판문점까지 가본 적이 있다”며 “우리나라 군인들과 대치해 있는 모습을 봤는데 한민족끼리 총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가슴 아팠다. 그때 우리 군인과 악수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음악은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니 소통의 측면에선 무척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선 남북이 교류하고 하나가 되는데 음악이 한몫한다고 여긴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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