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하이브가 날 배신…방시혁, 프로듀싱 손 떼야”(종합)

민희진 “하이브가 날 배신…방시혁, 프로듀싱 손 떼야”(종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4-04-25 17:28
수정 2024-04-25 17:3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기자회견
민희진 어도어 대표, 기자회견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25
연합뉴스
모회사 하이브로부터 ‘경영권 탈취 의혹’으로 감사를 받고 있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찬탈 계획도,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하며 “하이브가 저를 배신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을 향해 “(프로듀싱 등에서) 손 떼야 한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25일 서울 서초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나눈)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 저를 매도한 의도가 궁금하다”면서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다.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을 덮어 씌웠다”라고 주장했다.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어도어를 산하 레이블로 두고 있는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일부가 어도어 경영권과 뉴진스 멤버들을 빼내려 했다고 의심하며 지난 22일 전격 감사에 착수했다.

25일 오전에는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민 대표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가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등을 경영권 탈취 시도 증거로 제시한 상태다.

민 대표는 “이게 배임이 될 수가 없다”면서 “내가 무슨 죄가 있나. 나는 일을 잘한 죄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적을 잘 내는 계열사 사장인 나를 찍어내려는 하이브가 오히려 배임”이라며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최근 논란이 인 일부 발언에 대해 “나는 BTS가 (나를) 베꼈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미지 확대
‘셔터 소리에 기자회견 중단’
‘셔터 소리에 기자회견 중단’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2024.4.25
연합뉴스
민 대표 측 변호인은 하이브가 민 대표를 상대로 주장한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배임이라고 하면 회사에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 했을 때 성립을 하는 건데, 저희가 보기에는 가치를 훼손한 어떠한 행위도 민 대표가 실제 의도하거나 시행에 착수한 행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예비죄’라는 것을 들어보셨을 텐데 배임은 예비죄도 없다”며 “예비죄 자체도 어떤 실현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준비 행위까지 나아가야 예비죄가 되는 것이다. 이 건은 그 정도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가령 예비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도 되지 않는 얘기만 있었는데, 배임으로 고소를 하겠다고 해서 고소장이 기대가 된다”고 했다.

민 대표는 “내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적당히 벌어서 꿈을 펼치고 사는 게 방향성”이라며 “여자가 사회생활을 하는 게 이렇게 더러운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2시간 넘게 진행된 가운데 민 대표는 때때로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보이거나 감정이 격앙돼 하이브 일부 경영진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된 문건과 카카오톡 대화 발췌본에 대해 민 대표는 “우리 ‘노는’ 이야기를 ‘진지병 환자’처럼 ‘사우디 국부펀드’ 운운하며 (하이브가 언론에) 이야기했다”면서 하이브 경영진을 향해 “이 아저씨들, 미안하지만 ‘개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발췌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굳은 표정의 민희진 어도어 대표
굳은 표정의 민희진 어도어 대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 중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2024.4.25
연합뉴스
민 대표는 “제가 하이브와 이상한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저한테는 올무다. (계약에서) 팔지 못하게 묶어둔 (어도어 지분) 18%(민 대표 보유)로 경영권을 찬탈한다고 개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게 노예계약처럼 걸려 있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그 계약 때문에 제가 하이브를 영원히 못 벗어날 수 있다고 압박받는 상황에서 뉴진스를 카피한 아일릿까지 나왔다. 나를 말려 죽이겠다는 것을 느꼈다”며 문제의 대화록과 문건은 그런 상황에서 ‘노는 얘기’처럼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민 대표 측 변호사는 “올해 초부터 (하이브와 민 대표 사이에) 작년에 맺은 주주 간 계약 재협상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세종이 민 대표를 대리하게 된 경위도 주주 간 계약 재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주 간 협상 과정에서 하이브 경영진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쏘스뮤직 산하 걸그룹 르세라핌 데뷔 과정에서 뉴진스 홍보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특히 “뉴진스의 부모들도 불만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뉴진스 멤버들도 이번 사태가 터진 뒤 자신을 위로해왔다고 전했다.
이미지 확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초정 관훈포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초정 관훈포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3.15. 도준석 기자
어도어 대표 사임 요구에 대한 질문에 민 대표는 “방 의장이 프로듀싱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의장이 산하 레이블을 두루 봐야 하는데, 의장이 주도를 하면 알아서 기는 사람이 생긴다. 군대 축구로 비유하면 (상사에게) 공을 몰아주는 것과 같다. 그래야(방 의장이 손을 떼야) 자율적으로 경쟁하고 건강하게 운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