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
김수환, 정진석, 염수정 추기경에 이어 네 번째
만 80세까지 교황 선출권 가져, 향후 10년간 투표권
27일(현지시간) 전 세계 성직자, 신자들로 가득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무릎을 꿇은 유흥식(71)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게 빨간색 사제 각모 ‘비레타’를 씌웠다. 선종한 김수환(1922∼2009)·정진석(1931∼2021) 추기경, 염수정(79) 추기경에 이어 한국 가톨릭교회 사상 네 번째 추기경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유흥식 라자로(오른쪽) 신임 추기경이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붉은 삼각 비레타 모자를 받은 뒤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2022.8.27 AP 연합뉴스
29∼30일 교황 주재 회의를 시작으로 추기경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유 추기경은 서임식 뒤 한국 취재진에게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은 교황님께 편지를 쓸 때 첫머리에 항상 쓰는 표현”이라며 “죽을 각오로 추기경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사도궁에서 1시간 넘게 이어진 축하 인사 자리에서는 “이뤄졌으면 이뤄진 대로 살아야 한다”며 “살려면 잘 죽어야 한다. 다른 길이 없다”고 말했다. 또 “주어진 대로 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게 제일 중요한 숙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네 번째 한국인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2022.8.27 AFP 연합뉴스
염 추기경은 추기경단의 일원으로 서임식에 참석했다. 또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정순택 서울대교구장, 김종수 대전교구장 등과 함께 국내 가톨릭 신도 경축 순례단이 자리를 빛냈다. 정부 대표인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과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을 단장으로 한 국회 대표단도 현장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 차관을 통해 교황에게 전달한 축하 서한에서 “교황님의 충실한 협력자로 유 추기경을 비롯한 20명의 추기경을 새롭게 세우심을 축하드린다”며 “내년 한·교황청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측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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