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이런 폭염, 왜 세계는 뭉치지 않을까

[집중분석] 이런 폭염, 왜 세계는 뭉치지 않을까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8-10 11:06
수정 2018-08-1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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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때보다 0.5도 오르니 현재 폭염... 더 오르면 ‘폭염 심장마비’ 우려

석유 소비 감소 우려 산유국, 파리협정 탈퇴 미국도 폭염에 국제공조 나설까
지난달 31일 서울광장 앞 분수에서 한 어린이가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난달 31일 서울광장 앞 분수에서 한 어린이가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쪽에서 발화한 ‘멘도시노 콤플렉스 산불’이 발화 11일만인 지난 7일(현지시각) 이미 1173㎢의 산림을 태웠다. 서울시 전체 면적(605.2㎢)의 거의 2배에 육박한다. 수많은 노력에도 역대 최대 산불로 발전한 이유는 무엇보다 폭염이다. 샌프란시스코 북쪽 소도시 레딩의 산불 ‘카 파이어’ 때문에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근 로스앤젤레스(LA)시의 최고기온은 섭씨 48.9도를 기록했다.

이달초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남유럽의 기온은 47도까지 올랐다. 일본 도쿄 인근 지역에서도 41.1도의 역대 최고 기온이 관측됐고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폭염으로 89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도됐다. 서울의 도심지역도 40도를 웃도는 기온을 보이면서 ‘서프리카’(서울+아프리카)라는 신조어가 확산됐다.

이렇듯 올해 여름은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 각국이 공조는 아직 이렇다할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0월 지구평균기온 상승에 대한 특별보고서가 향후 국제공조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외교부 관계자는 “아쉽지만 폭염만을 다루는 국제 협약이나 기구는 아직 없다”며 “2015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파리기후협정에서 기후변화의 일환으로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평균온도가 0.5도 오른 것이 지금의 폭염”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2014년 각국의 기상학자, 해양학자, 빙하 전문가, 경제학자 등 3000여명이 모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지구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오를 경우 생물종 중 20~30%가 사라질 것으로 봤다. 또 폭염으로 인해 수십만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10억~20억명은 물 부족에 고통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는 ‘2100년까지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2도 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의 파리협정을 채택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국가들이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석유 사용 감소가 불가피한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남미의 일부 국가들은 미국 주도의 구도를 탐탁지 않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6월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미국이 부담하는 30억 달러(3조 3700억원)의 금전적 희생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폭염이 크게 기승을 부리면서 이들 국가의 입장 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산유국인 이란의 경우도 기온이 55도까지 치솟아 폭염 난민을 이주시키는 등 중동 국가들도 폭염의 공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3년이 지나야 파리협정 탈퇴 절차를 밟을 수 있고, 이후 1년이 지나야 실제 탈퇴가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미국 시민들이 나서서 미 정부와 상관없이 직접 참여하겠다는 입장들을 밝히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 미국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선진국”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의 이목은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48차 IPCC 총회에 쏠려 있다. 여기서 ‘1.5도 특별보고서’가 채택될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지만 지구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 올랐을 때 일어날 지구 곳곳의 변화를 담게 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그간 5~7년에 한 번씩 보고서가 채택됐는데 이는 교토의정서 등 이듬해 국제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이번에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협상이 진전되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보고서가 올해 기상상황까지 반영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또 폭염 발생 상황도 곳곳마다 다르고 폭염이 지나면 금새 잊는 경우도 많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이 폭염이 계속된다면 각국 정부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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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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