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가 남긴 말들…”꿈과 사랑, 모정이 원동력”

천경자가 남긴 말들…”꿈과 사랑, 모정이 원동력”

입력 2015-10-22 14:07
수정 2015-10-2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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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적 여인의 한 서려있어”…”미완성의 작품, 미완성의 인생”

천경자 화백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도 여럿 남겼지만 글쓰기를 사랑한다고 스스로 말했듯이 수필집과 단행본 10여권을 내는 등 글쓰기 실력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화백의 글에는 자신의 굴곡 있는 삶을 돌아보거나 작품에 대한 애정 등이 담겨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천경자 상설전시실 소개자료에는 그의 인생을 회고하거나 작품과 관련된 화백의 설명이 들어 있는 여러 글이 실려 있다.

“나는 지금 나의 인생 전부의 어느 선에 서 있는지 모르나 지나간 날을 생각해 보니 별로 후회할 일도 없이 무던히 살아왔다는 자부를 갖는다. 나의 과거를 열심히 살게 해 준 원동력은 꿈과 사랑, 모정이라는 세 가지 요소였다고 생각된다.”(’꿈과 바람의 세계’ 1980)



화백은 “꿈은 그림과 함께 호흡을 해 왔고, 꿈이 아닌 현실로서도 늘 내 마음속에 서식을 해왔다”며 “그리고 이것을 뒷받침해 준 것이 사랑과 모정이었다”고 적고 있다.

그러면서 “영원히 미완성이 될지 모를 꿈을 향해 쓰라린 고배와 불운을 감수해야 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1976년 배우 윤여정이 뉴욕 맨해튼에서 천 화백을 만났을 때 들었던 “혈육은 아픈 거요”라는 말 한마디는 모정을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가슴을 후벼 파는 공통된 말일지도 모른다.

남들이 보기엔 천재 작가인데 정작 자신은 “나의 타고 나지 못한 비천재(非天才)의 탓을 한탄도 해” 봤다고 적기도 했다.

화백은 한국전쟁 중 부산 피난 시절 연인에게 상처받고 여동생을 잃은 후 고통 속에 뱀 35마리가 우글거리는 작품 ‘생태’(1951)를 그려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이후에 뱀을 스케치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이 야릇한 호기심으로 대하는 것 같다던 그는 “그러나저러나 뱀은 분명히 매력있는 동물”이라고 말했다.

‘내 슬픈 전설’이라는 말이 왠지 좋았다는 화백은 “꽃이니 뱀이니 머리에 얹은 것도 한”이라고 말했다.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라는 작품에는 한 여인의 머리를 둘러싼 뱀이 그려져 있다.

화백은 “내 온몸 구석구석엔 거부할 수 없는 숙명적인 여인의 한이 서려 있나 보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스로 “미완성의 작품, 미완성의 인생이란 말을 즐겨 쓴다”고 한 화백은 자유로운 영혼을 꿈꿨는지도 모른다.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 어디서 일어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바람들. 그 위에 인생이 떠있는지도 모른다.”(’자유로운 여자’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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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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