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까막눈, 도와주이소”…KBS ‘할머니는 1학년’

“우리는 까막눈, 도와주이소”…KBS ‘할머니는 1학년’

입력 2014-09-07 00:00
수정 2014-09-0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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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맹탈출 프로젝트 9일 방송

경상남도 거창에서 혼자 사는 신상균(79) 할머니는 끼니때마다 밥상에 밥 두 공기를 올린다.

이미 10년도 넘게 소식 끊긴 아들이 혹시나 굶고 다니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에 아들 몫의 밥도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것이다.

한글을 알지 못한 까닭에 경찰서를 찾아 아들 실종 신고를 할 생각을 못해본 것이 신 할머니에게는 한으로 남았다.

이웃의 조정자(75) 할머니는 네팔에서 온 외국인 며느리를 대신해 손녀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글을 모르는 자신을 도와줬던 남편이 치매에 시력까지 잃게 된 백소순 할머니(81)도 글을 배워 남편을 도와주고 싶다.

오는 9일 오전 10시부터 70분간 방송되는 KBS 1TV 추석특집 ‘대한민국 문맹탈출 프로젝트-할머니는 1학년’은 이렇게 제각각 한글에 대한 꿈을 간직한 거창 문해학교 할머니들의 한글 공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글도 모르는 까막눈이라 부끄럽고 답답한 일이 억쑤로(매우) 많았습니데이. 죽기 전에 한글을 꼭 깨치고 십어서(깨우치고 싶어서) 큰 마음 먹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뒤돌아서면 이자뿔고(잊어 버리고), 신발 신으면 다 까묵고(잊어 버리고) 없어예.”

편지에서 “진짜 속이 답답합니더. 제발 좀 도와 주이소”라고 말하는 할머니들을 위해 개그우먼 박미선(47)·송은이(41), 개그맨 김영철(40)이 일일선생님으로 나서 ‘머리에 쏙쏙 박히는’ 재미있는 수업을 펼친다.

여기에 걸그룹 포미닛 소현과 비투비 일훈도 보조 교사로 합세했다.

’몸으로 말해요’식 받아쓰기 수업과 ‘가사로 한글읽기’로 진행되는 노래방 수업 등 연예인 선생님들의 몸을 사리지 않은 수업현장이 공개된다.

한글을 배우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할머니들의 가슴 뭉클한 연애편지가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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