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사장 “외압설, 국정조사로 해명”…노조 “협박·거짓 변명”
KBS 이사회의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 표결을 사흘 앞둔 2일 길 사장측과 노조는 길 사장의 사내조회 발언을 둘러싸고 대립했다.길 사장은 이날 특별조회를 열어 KBS 외압설을 “허무맹랑한 소설”로 재차 부인하면서 노조원들에게 업무에 복귀하라고 압박했다.
길 사장은 “존재하지도 않고 사실도 아닌 소위 ‘청와대 보도개입’과 ‘청와대 인사개입’이라는 허상을 만들어 내부적으로 서로에게 큰 상처와 고통을 주는 사이 우리 스스로 신뢰도와 영향력, 공정성의 공든탑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의혹이 있다면 국회가 합의한 세월호 관련 국정조사를 통해 명확히 밝히겠다”면서 “김시곤 전 보도국장 폭로의 진상조사에 대한 형식과 절차를 기자협회와 노조가 제시하면 수용하고, 사장이 참여하는 특별공정방송위를 노조에서 제안하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태가 악화하면 방만 경영을 해소한다는 명분에 따라 외부로부터의 공기업 개혁 논의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KBS 양대 노조인 KBS노동조합(1노조)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성명에서 길 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1노조는 길 사장을 ‘부역·비리 사장’으로 칭하면서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보도 독립성과 공정성 확립을 위한 제도장치 마련을 촉구할 때는 외면하던 사람이 느닷없이 어떤 안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밝혔다.
새노조도 “월례조회는 첫째가 협박이요 둘째가 거짓변명”이라면서 “사장 자격도 명분도 모두 상실한 사람이 비겁하게 외부세력에 의한 구조조정을 언급하느냐”고 비판했다.
사장 조회 직후 단행된 국장·부장급 15명 인사와 관련해서도 노조는 보직사퇴 의사를 밝힌 간부들에 대한 보복인사가 포함됐다고 주장하면서 효력정지 가처분을 통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국 부장 6명은 부산방송총국 등 지역방송총국 기자로, 제주방송총국장과 강릉방송국장 등 2명은 인재개발원으로, 편성본부 콘텐츠개발실장은 개발실 직원으로, 제작기술센터 중계기술국 총감독은 관악산 송신소로 각각 발령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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