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강제로 쫓아낼 순 없다는 게 기본방침”
조계종은 철도노조 박태만 부위원장 등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종단의 총본산인 조계사로 대피한 것과 관련해 25일 공식 입장은 표명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비슷한 전례에 비춰볼 때 박 부위원장 등에게 대피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편의는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관계자는 “박 부위원장 등 4명가량의 철도노조 조합원이 현재 조계사 극락전 2층에 있는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종단 차원의 입장 표명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중시하는 종교단체로서는 종교시설 안으로 몸을 피한 노동자들을 강제로 쫓아낼 수는 없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사회문제에 대한 조정과 중재 역할을 맡는 종단 기구인 화쟁위원회가 관련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도법 스님이 위원장인 조계종 화쟁위는 철도노조의 파업과 철도 민영화 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의견 표명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중재 노력을 계속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화쟁위와 노동위는 지난 19일 철도파업 사태와 관련해 △ 수서발 KTX 회사설립 결정 철회 △ 파업 중단 △ 정부·노조·국회·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철도산업에 대한 국민합의기구’ 구성을 촉구하면서 정부 대응이 노동탄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조계사 극락전은 대웅전을 바라볼 때 왼쪽에 있는 2층짜리 건물로, 주로 제사와 영가천도 의식이 봉행된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머무는 2층에는 소규모 참선과 법회, 소모임, 교육 등에 쓰이는 설법전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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