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티켓제’ 공연계 신선한 바람…관객·기획사 모두 ‘윈윈’

‘패키지 티켓제’ 공연계 신선한 바람…관객·기획사 모두 ‘윈윈’

입력 2013-12-04 00:00
수정 2013-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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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은 명당 선점·할인 혜택 기획사 입장선 제작비 절감등 이득

클래식 애호가인 회사원 김영훈(33)씨는 지난해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모든 공연을 볼 수 있는 ‘전체 패키지’를 구입했다. 하지만 그는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호사’를 누리지 못하게 됐다.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내년 8월로 잡혀 있어 지난해처럼 전체 패키지를 구입하면 8월 이후 공연은 다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공연으로 짤 수 있는 ‘나만의 패키지’가 새로 생겨 상반기 공연은 다 즐기고 할인도 받을 수 있어 반가웠다”고 말했다.



공연단체나 극장 등이 미리 공개하는 1년치 프로그램 가운데 보고 싶은 공연을 골라 좋은 좌석을 선점하고 할인도 받는 패키지 할인 티켓이 관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LG아트센터 제공
공연단체나 극장 등이 미리 공개하는 1년치 프로그램 가운데 보고 싶은 공연을 골라 좋은 좌석을 선점하고 할인도 받는 패키지 할인 티켓이 관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LG아트센터 제공




서울시향이 내년 공연을 대상으로 처음 선보인 ‘나만의 패키지’가 클래식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개 이상의 공연을 골라 선호하는 좌석을 미리 확보하고 할인(15%)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기 때문이다. 티켓 오픈 첫날인 지난달 28일 하루에만 티켓 구매 전화가 164건이 걸려올 정도로 문의가 폭주했다. 같은 날 다른 종류의 패키지 13개의 평균 구매 건수가 68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는 셈이다.

LG아트센터가 개관 첫해인 지난 2000년부터 선보인 ‘자유 패키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LG아트센터의 연간 기획공연 20여편 가운데 보고 싶은 공연을 미리 골라 할인받는 이 패키지는 내년 1월 중순부터 티켓을 살 수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문의 전화가 올 정도로 관객들의 관심이 높다. 4개 종류의 패키지 가운데 자유 패키지로 티켓을 구매한 비율은 지난해 70%, 올해 68%에 이를 정도로 패키지 티켓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할인율이 10편 이상 골라 보면 35%, 7편 이상 25%, 5편 이상은 15%에 이르기 때문이다.

지난 9월부터 이달 말까지 무대에 오르는 작품에 대해 올해 처음으로 ‘프리 패키지’를 시도한 국립극장도 좋은 성적을 냈다. 전체 패키지 8개 가운데 프리 패키지 판매율은 34%로 가장 인기를 끈 춤 춘향·지젤 교차공연 패키지(3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공연 예매 문화가 확립되면서 1년치 볼 공연을 마음대로 골라 담는 패키지 티켓 제도가 점차 각광받고 있다. 관객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진 데다 좋은 좌석을 선점할 수 있고 티켓 값도 할인받을 수 있어 여러 모로 유리하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미리 좌석을 일정 부분 판매함으로써 불필요한 홍보·마케팅비를 줄여 전체 제작비를 절감한다는 측면에서 이득이다. 이렇게 줄어든 제작비는 결국 관객들에게 할인 혜택으로 이어져 관객, 공연단체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공연계 전체를 봐서도 이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정적인 제작 환경이 만들어지면 작품의 다양성도 확대된다는 것이다. 이현정 LG아트센터 기획팀장은 “충성도 높은 관객이 미리 확보되면 극장이나 기획사 입장에서도 실험적이고 새로운 작품을 관객에게 과감히 소개할 수 있어 프로그램이 다양해진다”고 말했다.

장일범 음악 평론가는 “1년치 공연을 미리 공개하고 패키지 할인 티켓을 내놓는 선진 마케팅이 국내 공연계에도 확립되면 공연의 질 향상은 물론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 여러 관객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연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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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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