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관계자 “드릴 말씀 없다”
검찰이 16일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 씨가 대표로 있는 출판사인 시공사 본사를 압수수색하자 회사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집행하기 위해 10여곳에 압수수색에 들어간 16일 오후 압수수색 장소중 한군데인 서울 서초동 시공사에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준석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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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국 씨가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최근 알려진 뒤 당국의 수사 가능성이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검찰이 이날 전격적으로 서초동 시공사 본사를 수색하자 회사 관계자들은 경영에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시공사 관계자는 “전화를 받을 처지가 아니다”며 서둘러 끊었고, 또 다른 관계자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달 독립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재국 씨가 2004년 7월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블루아도니스 코퍼레이션’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재국 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페이퍼컴퍼니 설립은) 부친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탈세나 재산은닉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또 “이번 일과 관련해 관계 기관의 조사가 이뤄진다면 저는 그러한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재국 씨가 1990년 설립한 시공사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로버트 제임스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존 그리샴의 ‘펠리컨 브리프’ 등 베스트셀러를 잇달아 내며 단기간에 국내 대형 출판사로 성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사는 출판계 전반의 불황에도 지난해 442억 7천7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30억 원에 달했다. 출판계 일각에서는 시공사가 급성장한 배경을 두고 부친의 비자금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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