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그럴듯한 건물 하나 안 보이는 곳에 웬 빈 폐가가 있다. 비라도 조금 쏟아지면 금방 허물어질 것 같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사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진이 아니다. 몇 장을 교묘하게 잇대어 만들어 뒀다. 이런 풍경이 있을까 없을까 생각해볼 무렵, 제목에 눈길이 가 닿으면 피식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린벨트 - 세한도’라고 해놔서다. 추사 김정희의 그 세한도 말이다. 그러고 보니 묘하게 닮아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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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3일까지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는 기획전 ‘(불)가능한 풍경’은 이런 작품들을 모아 뒀다. 강홍구 외에도 이불·이세현·공성훈·문범 등 중견작가에서 젊은 작가들까지 14명의 작가가 30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사진, 회화, 설치, 영상 등 작품도 다양하다. 전시를 기획한 안소연 부관장은 “현대 작가들에게 풍경은 진부한 이발소 그림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지만, 거꾸로 사실적인 재현이 아니라 작가에 의해 선별되고 편집된 거짓이기도 하다는 역설에 도달하기도 한다.”면서 “이 역설을 다루는 것이 이번 작업들”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수능 수험생은 11월 한달 무료. 1577-7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