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공동인쇄 정부지원制 도입될까

신문 공동인쇄 정부지원制 도입될까

입력 2012-10-30 00:00
수정 201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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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의원 프랑스식 신문산업진흥법안 발의

미디어와 다양한 여론의 균형 발전을 위한 ‘신문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이 29일 국회에서 발의됐다. 디지털산업의 발달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 등으로 인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신문산업의 위기를 타개할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법안은 공기업이나 협동조합 형태의 공동 제작(인쇄) 법인 설립과 정부의 방송기금 일부를 신문지원기금으로 돌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따라서 향후 입법 과정에서 기금 배분과 독립위원회 설치 등을 놓고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언론노조 “서구 선진국 국가 차원 지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전병헌(민주통합당) 의원은 정부가 신문의 공동 제작과 유통(배달)을 지원하고, 공적 지원을 위한 재원인 ‘신문산업진흥기금’(프레스펀드)을 조성하는 내용의 신문진흥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프랑스식 신문지원제를 모델로 하는 이 법안은 프레스펀드 조성과 확보를 위해 국고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활용하도록 규정했다.

기금의 운영과 지원 사업 집행은 현재의 언론진흥재단이 아닌 새롭게 구성되는 독립적인 ‘신문산업진흥위원회’가 담당하도록 했다. 신문산업진흥위는 국회와 주무부서, 방통위, 신문협회, 기자협회, 언론노조, 언론학회, 시민단체 등의 추천을 통해 구성토록 했다.

하지만 법안에 담긴 독립위원회 설치와 공동 제작·유통은 지난 18대 국회 때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신문 등의 지원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도 담겼던 내용이다. 이 법안을 포함해 2009년 이후 신문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발의된 여러 법률 제·개정안은 기금의 성격과 운용 주체, 독립위원회 구성 등의 주도권을 놓고 여야 의견이 갈리면서 지난해부터 논의가 중단됐다.

최정기 언론노조 조직부장은 “이번 법안이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은 프레스펀드다. 어떻게 하면 신문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정부가 효과적으로 신문을 지원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스펀드는 신문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중소 신문사의 제작과 유통을 통합 운영하는 것 이외에 독자의 구독료 일부를 보조하는 데도 활용될 전망이다.

●여야 이견… 방송계도 반발

한편 언론계와 정치권, 노조가 함께 이 같은 법안 통과를 추진한 배경에는 악화일로를 걷는 신문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언론노조 등은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서구 선진국들은 이미 신문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 차원의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법에 따라 네덜란드 공·민영 방송은 광고 수입의 4% 이내를 (신문 관련) 프레스펀드에 지원하고 있다.”면서 “신문에 대한 직간접 지원이 10억 유로(약 1조 4800억원)에 이르는 프랑스에선 2009년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3개년 계획으로 6억 유로(약 8890억원) 규모의 추가적인 신문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2009년 벤저민 카딘 의원이 신문사를 비영리법인으로 인정해 세금 공제를 받도록 하는 신문부흥법을 상원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법안 추진 과정에서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방송 광고 수입의 일부를 신문발전기금으로 전용하는 방안에 대해 방송계가 반발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정치권의 이견도 문제다.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18대에 비해 이견이 많이 좁혀졌지만 (재야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독립위원회 구성 등에는 난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2-10-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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