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쌍용차 사태는 대기업판 도가니”

공지영 “쌍용차 사태는 대기업판 도가니”

입력 2012-08-07 00:00
수정 2012-08-0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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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첫 르포르타주 ‘의자놀이’

“차라리 전태일 1명이 죽었을 때 모두가 충격받았던 1970년대가 더 나았던 것 아닌가요.” 소설가 공지영(49)이 쌍용차 사태를 다룬 ‘의자놀이’(휴머니스트 펴냄)를 내놓은 변이다. 책에는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만, 현장 체험이라기보다 쌍용차 사태를 스스로 공부해 나가며 취재한 기록에 더 가깝다.

●실명으로 대형 회계법인 의혹제기

공지영 작가
공지영 작가
6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출간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만난 공지영은 “사랑 얘기나 쓰고 싶다.”거나 “아니, 대체 작가가 왜 이런 걸 써야 하나 싶었다.”거나 “저처럼 수학을 못하고 회계도 모르는 사람이 (쌍용차 사태를) 이해하느라 머리가 빠개지는 줄 알았다.”는 말들을 곁들였다. 그럼에도 책을 쓰고야 만 것은 “전태일 같은 이가 100명이나 죽어 나가야 이 사태를 쳐다볼 것이냐.”는 반문 때문이었다. 여러 문제 가운데 작가가 가장 강조한 대목은 대형 회계법인에 대한 의혹 제기다. “차라리 이 회계법인들이 나를 고발해 이 문제가 공론화됐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내놨다. 노동자 해고 근거를 제공한 안진회계법인, 삼정KPMG 등 회계법인 실명이 거론됐다. 또 회계법인 문제를 제대로 파헤치지 않은 법원과 검찰에 대해서도 ‘침묵의 카르텔’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공지영은 쌍용차 사태를 “또 하나의 도가니”라고 불렀다. 외지고 음습한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번듯한 대기업에서 일어나는 도가니라는 점이 차이점이다. “우리 아이들 열심히 공부해서 번듯한 대기업에 취직하면 뭐합니까. 일하는 사람을 이렇게 대접하는 세상인데. 우리 아이들이 취직해서 마음 편히 일하는 세상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올바르게 해결돼야 합니다.” 책 제목은 “얼굴 없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구령에 맞춰 부족한 의자를 차지하도록 사람들을 싸우게 하는 그 게임에서 따왔다.”고 말했다.

●수익금 전액 해고 노동자 도와

이번 책 수익은 모두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돕는 데 쓰인다. 출판사 측은 “10만부 판매가 목표인데 그럴 경우 4억 2000만원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만 2000원 책 1권을 사면 작가는 1200원, 출판사는 3000원을 내놓는 셈이다. 18일 그룹 들국화의 북콘서트와 정혜신 박사, 조국 서울대 교수 등과 별도의 북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2-08-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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