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탑 돌사자 멋대로 옮겼다 기단 모서리로 이동키로

다보탑 돌사자 멋대로 옮겼다 기단 모서리로 이동키로

입력 2012-03-19 00:00
수정 2012-03-1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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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제자리

반세기 가까이 엉뚱한 자리에 있던 국보 20호 경주 불국사 다보탑의 돌사자가 제자리를 찾는다. 문화재청은 18일 다보탑 서쪽 기단 중앙부에 있는 돌사자를 원래 위치인 기단 모서리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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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1935년 15책이 간행된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다보탑 사진(왼쪽). 탑 네 모서리에 4마리의 돌사자가 있었다는 1904년 기록 이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은 ‘2마리가 사라졌다.’는 1909년 기록을 입증이라도 하듯 세 모서리 중 왼쪽 모서리에만 돌사자(점선 안)가 앉아 있다. 다른 1마리는 기단 중앙부 안쪽에 들어가 있는데 일제의 수탈 과정에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의 다보탑 돌사자는 서쪽 기단 중앙부 바깥쪽에 앉아 있다.
1916~1935년 15책이 간행된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다보탑 사진(왼쪽). 탑 네 모서리에 4마리의 돌사자가 있었다는 1904년 기록 이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은 ‘2마리가 사라졌다.’는 1909년 기록을 입증이라도 하듯 세 모서리 중 왼쪽 모서리에만 돌사자(점선 안)가 앉아 있다. 다른 1마리는 기단 중앙부 안쪽에 들어가 있는데 일제의 수탈 과정에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의 다보탑 돌사자는 서쪽 기단 중앙부 바깥쪽에 앉아 있다.
●60년대 초 복원하다 생뚱맞다며 옮겨

돌사자 이동은 ‘문화재 제자리 찾기’ 대표인 혜문 스님이 다보탑 돌사자 위치가 잘못됐다며 지난 1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질의하고 이동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혜문 스님은 국민신문고에서 “다보탑 돌사자 자리가 원래의 위치에서 달라진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아마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돌사자 4개 중 3개를 훔쳐 가던 과정이나 해방 이후 다보탑 보수 중에 옮겨지거나 변형됐다고 생각한다.”고 질의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6일 회신을 보내 “일제강점기에 다보탑 돌사자 4마리 중 3마리가 없어졌고 한 마리가 극락전 앞에 보존돼 있었다.”면서 “과거 기록이나 사진을 통해 기단 네 모서리에 돌사자가 배치돼 있었으며 1969년 추진된 불국사 현황 조사 때 돌사자가 지금의 서쪽 기단 중앙부에 자리 잡은 것을 확인했다.”고 오류를 시인했다. “돌사자의 위치가 달라졌다면 원래 위치로 옮길 의사가 있는가.”라는 혜문 스님의 질의에 문화재청은 “돌사자를 원위치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자료가 확보되면 전문가 등의 심층 검토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립경주박물관에는 이미 네 모서리에 돌사자가 1마리씩 앉아 있는 다보탑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

●경주박물관 다보탑 복제품 돌사자 4개

문화재청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1960년대 초반 다보탑 복원팀과 불국사 측이 논의한 결과 원래 모서리에 있던 돌사자 한 마리의 모습이 생뚱맞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는 당시 공사 참가자의 증언이 있다.”면서 “돌사자 이동은 고증 자료를 더 확보한 뒤 불국사 측과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없어진 돌사자 3마리 중 적어도 2마리는 일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문화재청이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환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문·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2012-03-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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