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성차별 인식 큰 괴리

불교계 성차별 인식 큰 괴리

입력 2012-03-07 00:00
수정 2012-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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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 80%·비구 30% “남녀차별”

교리와 달리 실제 불교 종단의 운영은 남녀 차별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옥복연 종교와 젠더연구소장이 최근 전국비구니회와 중앙종회 비구니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 확인됐다.

출가자 335명과 불교신자 15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 따르면 ‘중앙종회 의원을 비구 71명, 비구니 10명으로 규정한 게 남녀 차별’이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비구니가 79.9%에 이른 반면 비구는 30.6%에 그쳤다. ‘비구니는 총무원장이 될 수 없게 후보 자격을 정한 것은 남녀 차별’이라는 질문에도 비구니 69.4%가 ‘매우 그렇다’고 답한 반면 비구 24.3%가 ‘그렇다’고 답해 교리와 현실이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이처럼 종헌종법상 성차별에 대한 거부가 지배적인 가운데 비구니의 상당수가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주목된다. 비구니의 성 정체성 만족도가 3.51로 비구(4.36)와 남성(4.32), 여성(3.90)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성불하려면 남성의 몸으로 태어나야 한다’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비구니(2.47)가 남성(1.95), 여성(2.31)보다 높아 눈길을 끌었다.

한편 많은 재가불교 신자들은 교리와 현실이 괴리된 지금의 불교 종단 상황을 바꾸기 위해 우선 종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구니도 총무원장이 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남성 73%, 여성 86.8%가 찬성해 평균 빈도 75.9%에 달했다. 법 개정 이유로는 ‘비구 비구니를 떠나 총무원장은 능력 있는 스님이 해야 한다’(75.9%)와 ‘부처님은 남녀 차별을 하지 않으셨기 때문’(16.1%)을 가장 많이 들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2-03-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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