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색 호두까기 인형

3색 호두까기 인형

입력 2011-11-28 00:00
수정 2011-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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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 발레단들은 ‘호두까기 인형’을 꺼내든다. 크리스마스에 관한 이야기라 송년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데다, 어린 아이들도 호기심을 느낄 만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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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말 공연임에도 국립발레단이 “주말공연 예매율은 이미 80%를 넘겼고, 평일 저녁 공연 예매율도 50%대”라고 자랑할 정도로 올해도 반응이 뜨겁다.

발레단 입장에서 보면 다음 해 새로운 공연을 올리기 위한 ‘짭짤한 수입원’이자, 새로운 주역 무용수를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후자(後者)는 두 가지 이유에서다. 일단 다양한 무용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줄 수 있을 정도로 공연 기간이 길다.

다른 하나는 작품 자체가 비교적 정형화된 패턴을 따라가기 때문에 신인에게 주역을 맡기는 데 따른 부담감이 덜하다. 발레계 관계자는 “고도의 테크닉이나 깊은 표현력을 요구하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주역의 데뷔무대에 적합한 작품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호두까기 인형’으로 주역에 올라선 무용수들이 다음 해 다른 작품에도 주역을 맡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올해 각각 새로운 발레리노와 발레리나를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은 이재우(20), 김기완(22), 윤전일(24)을 새 호두 왕자에 임명했다. 이재우는 내년 발레단에 정단원으로 입단할 예정이다. 196㎝의 큰 키에서 우러나오는 힘 있는 연기가 강점이다.

역시 내년 정단원 입단이 예정돼 있는 김기완은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한 김기민의 친형이다. 깔끔한 외모와 능숙한 테크닉을 높게 평가받는다. 비보이 출신인 윤전일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티볼트 역으로 눈길을 끌었다. 12월 16~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000~9만원. (02)580-1300.

유니버설발레단에서는 여주인공 클라라로 한상이(26)와 김채리(21)를 발탁했다.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 네덜란드국립발레단을 거친 한상이는 원래 지난해 10월 국내 무대에 데뷔할 예정이었으나 부상으로 늦춰졌다.

스타 배출 통로로 유명한 스위스 로잔국제발레콩쿠르 2007년 입상자인 김채리도 발목 부상으로 주역 데뷔 무대가 늦어졌다.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은 “긴 팔다리로 우아함을 자아내면서 작품 이해력도 뛰어나 차세대 스타감”이라고 자신했다. 12월 21~31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1만~10만원. 1544-1555.

서울발레씨어터의 ‘호두까기 인형’은 주역 무용수보다 특별 출연진이 주목된다. 노숙인 자활잡지 ‘빅이슈’를 판매하는 노숙인 6명을 9개월간 연습 끝에 무대에 올린다. 취미로 발레를 배워온 후원자들도 무대에 직접 선다.

서울발레씨어터 측은 “모던발레 성격을 가미한 데다 극 진행 속도를 크게 높여서 주역 비중이 아주 크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다양한 이들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모두가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 작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춤과 한복도 무대에 올리겠다고 ‘예고’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2월 29~31일 경기 고양시 성사동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3만~7만원. 1577-776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1-11-2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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