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길자연 목사 대표회장 인준

한기총, 길자연 목사 대표회장 인준

입력 2011-07-08 00:00
수정 2011-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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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권선거 제재 강화 등 개정안도 의결…‘한기총 사태’ 일단락

금권선거 논란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직무가 정지된 길자연 목사가 7일 열린 한기총 특별총회에서 대표회장으로 인준됐다.

이에 따라 대표회장 직무정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한기총 사태’가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은 이날 오후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특별총회를 열고 길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인준했다.

이날 특별총회에는 대의원 총 366명 가운데 267명이 참석했으며 참석 대의원 중 절반이 넘는 200명이 길 목사 대표회장 인준에 찬성했다. 길 목사의 임기는 내년 1월 정기총회까지다.

대표회장 인준과 함께 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 개정안 중 핵심 내용 대부분이 의결됐다.

대표회장 후보 자격을 교단 총회장이나 단체 대표를 역임하고, 교단 총회의 추천을 받은 사람으로 제한했으며, 교단들이 돌아가면서 대표회장 후보를 내는 ‘대표회장 순번제’를 채택했다.

또 1년 연임으로 돼 있는 대표회장 임기를 1년 단임으로 바꿨다.

특히 불법선거운동을 벌일 경우 중징계하기로 했다. 금품수수 등 불법선거운동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고 금품을 받은 대의원은 교단과 단체에 통보해 향후 영구히 대의원으로 파송되지 않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또 한기총 선거와 인준을 둘러싸고 제기된 모든 민·형사 소송 당사자들에게 고소 및 고발을 즉시 취하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그러나 길 목사를 상대로 법원에 대표회장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당선 무효 소송을 냈던 ‘한기총 개혁을 위한 범대책위원회’는 특별총회 결과에 반발, 논란이 예상된다.

’한기총 개혁을 위한 범대책위원회’의 신광수 목사는 “현 상태에서는 (소송을) 취하하기는 곤란하다”면서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공의로움을 보고 싶었는데 길 목사를 인준해주는 것을 보면서 한국 교회의 희망이 보이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총회에서 길 목사 측 대의원들은 총회를 신속하게 진행하라고 요구했으며, 총회 순서와 관련해 대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특별총회를 진행한 대표회장 직무대행인 김용호 변호사는 애초 현행 규정과 개정안이 어떻게 다른지 쟁점별로 찬반 토론을 벌인 뒤 개정안을 먼저 의결하고 길 목사에 대한 인준안을 표결할 계획이었으나 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정안과 인준을 동시에 표결에 부쳤다.

김 변호사는 “사실상 직무대행의 임무를 종료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취소 신청을 조속히 밟아서 직무대행 체제가 종료되도록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후속 절차를 밟아가는데 2-4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그 사이에 대표회장이 직무 준비를 해서 (한기총의) 완전한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 등 한기총 해체 운동을 벌이는 개신교단체들은 특별총회 결과에 상관없이 한기총 해체 운동을 계속 벌여나갈 계획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조제호 사무처장은 길 목사 인준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라면서 “한기총이 나름대로 바뀌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대표회장을 길 목사로 유지하기로 한 것은 개혁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수적 개신교계 시각을 대변하는 한기총은 지난 연말 길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선출했지만 회장 선거에 금품이 오갔다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내홍을 겪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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