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6일 오전 마포 당사에서 야권 연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3.6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거듭 거부 의사를 천명한 가운데 김한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나 천정배 공동대표 측은 수도권 연대 필요성을 여전히 거론했다. 야권 통합 문제를 놓고 지도부 간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마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김 대표의 야권 통합에 대한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원칙 없이 뭉치기만 해서는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제안을 일축했다.
안 대표는 오후 강서구 개화동의 강서공영차고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서도 “기득권 거대 양당 구조를 이번 기회에 깨야 한다는 뜻에 다들 공감했다. 그 원칙대로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대론에 미묘한 이견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뭘 미묘하겠나”라면서 “대의에 공감하면 큰 문제들은 많이 해소될 수 있다. 수도권 의원 대부분이 결연한 의지를 밝혔고 함께 모인 자리에서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천정배 공동대표는 이날 국민의당-국민회의 간 통합 발표문 가운데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총선 압승 저지’를 통합 취지로 적시한 부분을 거론하며 “새누리당의 압승 저지가 당의 목표이다.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안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수도권 연대론’에 대해서도 “당의 두 대표 간에도 의논이 안 된 일”이라면서 “지도부 사이에서도 충분한 의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목표를 서로 재확인해야 한다. 좀 더 깊고 넓고 솔직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한길 위원장 역시 수도권 연대론까지 거부하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주승용 원내대표는 연대론과 관련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적어도 후보별로라든지 연대를 해야 하고, 아니면 당 차원에서도 어느 시점에서는 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또 “만약 새누리당에 개헌 저지선을 내준다면 역사에 책임이 있다”면서 “통합도 연대도 안 된다면 정말 무책임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김 위원장 측은 지난 3일 안 대표가 부산에서 야권 통합 거부 입장을 밝힐 때에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적잖은 불쾌함을 가진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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