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우릴 혼자 두지 않았다” 9살 튀르키예 소년의 한글 편지

“한국은 우릴 혼자 두지 않았다” 9살 튀르키예 소년의 한글 편지

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입력 2023-02-20 00:06
수정 2023-02-2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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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유엔기념공원에 감사 인사

“좋은 사람 돼 한국 방문할 것”
카안, 번역기 통해 마음 전달
공원 측 “상냥·착한 마음 가져
강한 사람으로 자랄 것”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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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에 사는 아홉 살 소년 휘세인 카안이 한국의 지원에 감사한다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재한유엔기념공원에 보낸 편지. 번역기를 돌려 한국어로 썼다. 재한유엔기념공원 제공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에 사는 아홉 살 소년 휘세인 카안이 한국의 지원에 감사한다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재한유엔기념공원에 보낸 편지. 번역기를 돌려 한국어로 썼다.
재한유엔기념공원 제공
지진으로 사망자가 이어지는 튀르키예의 아홉 살 소년이 유엔기념공원에 감사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재한유엔기념공원은 최근 튀르키예에 사는 휘세인 카안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편지를 보내왔다고 19일 밝혔다. 온라인 번역기를 돌려 한국어로 번역한 글이어서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도 간혹 보였지만 한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충분히 전달됐다.

카안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튀르키예 지진 이후 여러분들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다”며 “당신은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고맙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는 자라서 좋은 사람이 될 거고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카안의 편지에는 우리나라 긴급구호대 활동 사진과 최근 화제가 된 명민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한국과 튀르키예의 연대를 표현한 그림도 있었다. 6·25전쟁 때 튀르키예 군인이 한국인 소녀에게 초콜릿과 수통을 건네는 모습과 한국 긴급구호대가 지진으로 피해를 본 튀르키예 소녀에게 컵에 물을 따라서 주는 모습이 같은 구도로 그려진 그림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 그림은 이날 현재 ‘좋아요’ 38만개, 댓글 1만 3000개가 달릴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카안은 “73년 전 튀르키예가 한국을 도왔듯이 이번에 한국의 특수구조대가 튀르키예를 도왔는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지진 후 76개국에서 수색구조대를 파견했고 많은 분이 기부도 해 주셨는데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계속해서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라며 “선함은 전 세계에 퍼진다고 배웠다”고 전했다.

유엔기념공원 측은 카안에게 “튀르키예는 평화와 자유를 위협받고 있던 대한민국을 도와준 22개 나라 중 하나였고 그때부터 두 나라는 오랫동안 우정을 유지해 왔다”며 “휘세인이 상냥하고 착한 마음을 가졌고 강한 사람으로 자랄 거라 믿는다”고 답장했다.

한편 튀르키예는 한국전쟁 당시 2만 1212명을 파견해 1005명이 전사했다. 이 중 462명의 유해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다.
2023-02-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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