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음악 연주 안돼” 총격에 3명 사망, 탈레반일까 IS일까

“결혼식 음악 연주 안돼” 총격에 3명 사망, 탈레반일까 IS일까

임병선 기자
입력 2021-10-31 16:30
수정 2021-10-3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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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무장정파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뮬라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31일 남부 성지인 칸다하르에서 지지자들 앞에 나서 연설을 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탈레반은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금했고, 10분짜리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그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8월 말 미군의 철수 완료와 탈레반의 재장악 이후 처음이다. 이 사진은 지난 2016년 5월 25일에 서구 언론에 공개 배포된 날짜 미상의 자료 사진이다.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무장정파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뮬라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31일 남부 성지인 칸다하르에서 지지자들 앞에 나서 연설을 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탈레반은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금했고, 10분짜리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그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8월 말 미군의 철수 완료와 탈레반의 재장악 이후 처음이다. 이 사진은 지난 2016년 5월 25일에 서구 언론에 공개 배포된 날짜 미상의 자료 사진이다.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합동 결혼식 현장에서 괴한이 음악을 연주하면 안된다며 총격을 가해 하객 3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AFP 통신 등과 현지 매체들이 3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전날 밤 동부 낭가르하르주 샴스푸르 마르 군디 마을에서 벌어진 참극이다. 예식에 참석한 목격자는 “젊은이들이 여성들만 모여 있는 방에서 연주하고 있는데 탈레반 대원 3명이 들어와 총을 쐈다”고 말했다.

아프간 아리아나 뉴스도 탈레반 대원과 결혼식 하객 사이에 다툼이 발생했고 탈레반 대원이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각각 2명과 10명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탈레반 당국은 이번 사안과 공식적으로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스스로 탈레반이라고 밝힌 3명이 결혼식장으로 들어가 음악 연주를 중단하려 했다”며 총격의 영향으로 적어도 3명이 숨졌고 여러 명이 다쳤는데 이들 총격범은 탈레반을 대표해 행동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개인적인 다툼에 아프간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 정부의 국호)의 이름을 사용하는 이들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총격범이 탈레반 대원인지 여부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총격범 3명 가운데 둘은 탈레반 당국에 체포됐고 한 명은 달아났다.

탈레반은 샤리아를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던 1차 통치(1996∼2001년) 때는 오락, TV는 물론 음악 연주까지 금지했다. 지난 8월 재집권에 성공한 후에는 인권 존중 등 과거보다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음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칙령 같은 것을 공표하지 않은 상태다. 이런 틈을 타 일부 탈레반 대원은 자체적으로 음악 활동을 탄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수도 카불에서는 탈레반 대원들이 갑자기 한 노래방에 들이닥쳐 아코디언을 부수고, 간판을 철거한 뒤 손님들에게 당장 돌아가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하지만 탈레반과 경쟁하며 더 과격한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이 탈레반을 빙자해 이런 무참한 짓을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고 영국 BBC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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