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교체 여론 높다”…英 언론 사우디 ‘쿠데타설’ 보도

“국왕교체 여론 높다”…英 언론 사우디 ‘쿠데타설’ 보도

입력 2015-10-24 16:43
수정 2015-10-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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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상·압사참사·저유가’ 잇단 악재에 왕가 불만 팽배”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4일(현지시간)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반대하는 한 왕자를 인용, 국왕 교체 여론이 왕가 내부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의 압둘아지즈 초대 국왕의 손자라고 밝힌 이 왕자는 이 신문에 “압둘아지즈 선왕의 생존한 아들 12명 중 8명이 살만 국왕을 아흐메드(73) 왕자로 교체하는 데 찬성한다”라고 말했다.

이 왕자는 왕가뿐 아니라 사우디의 유력한 성직자의 75% 정도가 살만 국왕을 퇴위하고 아흐메드 왕자의 왕위 옹립에 찬성한다고 주장했다.

아흐메드 왕자는 살만 국왕의 동복동생으로 사우디 왕가의 실세인 ‘수다이리 세븐’(압둘아지즈 초대국왕의 부인 중 한명인 하사 알수다이리의 동복형제 7명) 가운데 한 명이다.

1975년부터 2012년 6월까지 3대 왕정에 걸쳐 내무 차관을 역임했고 2012년 11월까지 5개월간 내무장관도 맡았다.

아흐메드 왕자는 유력한 왕위 계승자로 손꼽혀 왔으나 살만 국왕이 올해 1월 즉위하면서 압둘아지즈 초대 국왕의 손자 세대로 왕위 계승 서열을 대폭 물갈이하면서 밀려났다.

이 왕자는 “아흐메드 왕자는 더 개혁적이고 사상의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종교적인 삶을 살아 성직자 세력의 호감을 얻고 있다”며 “정치범 석방 문제에서 이견을 보여 내무장관에서 물러났다”고 전했다.

이어 “살만 국왕도 사우드 국왕처럼 왕위를 스스로 포기하면 국내외에서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살만 국왕은 즉위 때부터 고령(80)이라는 우려와 함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데다 급격한 핵심 지도부의 세대 교체로 왕실의 다른 세력의 불만을 사왔다는 말이 흘러 나왔다.

현재 실세로 알려진 모하마드 제2왕위계승자 겸 국방장관은 30세밖에 되지 않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설상가상으로 저유가가 지속해 재정난 우려가 커지는 데도 예멘 침공을 개시했고 지난달 메카 크레인 붕괴 사고, 성지순례 압사 참사가 겹치면서 권위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영국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도 잇따라 살만 국왕의 교체를 요구하는 왕가 내부의 서한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은 모두 익명을 요구한 왕자들이 작성한 것으로 살만 국왕의 건강이 좋지 않고 젊은 왕위계승자들이 예멘 폭격과 같은 무모한 정책을 펴는 바람에 국왕 폐위에 왕실인사 대부분이 찬성한다는 내용이다.

이때에도 살만 국왕을 대신할 왕자로 아흐메드 왕자가 지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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