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 봉쇄 완전 해제 등 근본적인 합의 어려울 듯
사원의 스피커에선 하루 종일 “신은 위대하다”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하마스 지도자는 승리를 선언했다. 공포에 숨죽였던 주민들은 폭격 맞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성을 질렀다.가자지구 ‘유혈’ 끝나고 ‘평화’ 싹트나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사태의 무기한 휴전에 합의하자 공포에 숨죽였던 가자지구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하고 있다. 양측의 휴전을 중재한 이집트는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27일 오전 1시)를 기해 휴전이 공식 발효됐다고 선언했다.
가자시티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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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일상, 재건은 언제…
50일 동안 계속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이 무기한 휴전 결정으로 중지된 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마지막 공습 때 붕괴된 가자지구 고층건물 옆을 지나가고 있다.
가자시티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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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50일간의 교전을 끝내는 무기한 휴전이 성사된 직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표정을 전하면서 2년 전 기사 하나를 링크했다. 2012년 11월 21일에 작성된 이 기사는 ‘8일 교전’ 뒤 휴전이 이뤄진 당시의 가자지구 풍경을 전하고 있었다. 등장인물만 다를 뿐 기사 내용은 놀랍도록 비슷했다. 심지어 휴전 합의 사항인 ▲무력 사용 중단 ▲인도적 지원과 재건을 위한 구호물품 및 건설자재 반입 허용 ▲인근해 조업 일부 허용도 똑같았다. NYT는 “결국 2012년 11월로 되돌아갔다”고 평가했다.
이번 휴전으로 영구적인 평화가 안착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휴전과 가자지구 봉쇄 일부 해제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봉쇄 완전 해제와 하마스 무장 완전 해제라는 양측의 근본적인 요구는 한 달 내에 재개될 추가 협상에서도 달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상이다. 이스라엘 좌파 메레츠당 대표 자하바 갈온은 “아무 이유도 목표도 없이 50일간 싸웠고, 또 그런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조지 마손 대학의 노우라 에라카트는 “아무리 후한 점수를 줘도 ‘믿지 못할 휴전’일 뿐”이라며 “가자지구 재건이 끝날 때쯤 또 다른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2014-08-28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