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반정부시위 주축…거리의 붉은색 女風

터키 반정부시위 주축…거리의 붉은색 女風

입력 2013-06-04 00:00
수정 2013-06-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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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 민주화 모델’ 아랍 국가들 실망감”

터키 전역을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서 여성들이 주축 세력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붉은색 스카프를 두르거나, 붉은색 옷을 입고 시위에 참여해 ‘레드 컬러’는 이들의 상징이 됐다.

이번 시위는 주변국 시민도 움직여 인접 그리스에서 ‘연대시위’가 열렸다.

한편으로는 터키가 아랍 국가들의 ‘민주화 모델’이었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 여성들도 적극 참여…붉은색은 여성의 상징 = 이번 시위에서는 여성들도 주축 세력으로 크게 역할하고 있다.

시위 현장에는 경찰보다 훨씬 크게 그려진 여성의 그림과 함께 “(물대포와 최루탄을) 더 많이 뿌릴수록, 우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슬로건이 붙어 있다.

시위의 중심에 있는 이스탄불 베식타스 지역과 탁심광장에는 전투복장을 입고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시위대 뿐만 아니라 상당수 젊은 여성들의 눈에 띄었다.

특히 붉은색 스카프나 옷은 이번 시위 참여 여성들의 상징이 됐다.

터키 여성들은 여성의 권리를 억압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추진하는 새로운 낙태 금지법은 여성의 권리를 탄압하고 전통사회로 회귀하려는 단적인 예라고 비난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나는 극단주의자도 아니고, 좌익도 아니다”라며 “나는 다만 여성 사업가가 되고 싶고, 자유로운 터키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 그리스에서도 연대 시위 = 터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그리스에서는 터키를 지지하는 거리행진이 벌어졌다.

그리스 공산당(KKE) 당원 등 2천여 명은 3일(현지시간) ‘그리스-터키 연대’를 주장하며 아테네 의회까지 행진했다.

특히 터키 대사관에서 아테네 도심 신타그마 광장까지 행진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들이 행진에 합류했다.

그리스 야당인 좌파연합(시리자.SYRIZA)의 파나이오티스 라파자니스 의원은 터키의 시위에 대해 “사회 구성원 대부분을 가난하게 만드는 정책에 저항하는 희망적인 메시지”라고 말했다.

◇ ‘민주화 모델’…아랍 국가들 실망 = 아랍 국가들은 ‘민주화 모델’로 여겨온 터키에서 격렬한 시위가 발생한 것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튀니지 사회운동가인 카림 베납달라는 “터키를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 형태로 생각하고 터키의 정치 체제를 적극 변호해왔다”며 “이번 사태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 역시 최근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의 이슬람 국가에서 일어난 반정부 민주화 운동을 적극 지지했다.

그러나 이번에 터키에서 시위가 발발하면서 터키 정치체제의 안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편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는 자국 국민에게 터키에 여행할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터키와 시리아는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나, 지난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터키가 아사드 대통령을 ‘유혈 독재자’라고 비난하면서 양국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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