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서 오염수 이해 구할 듯
경제산업상은 日 어민 설득 주력
자민당 의원, 한국 민주당에 불만
“설명·반론해도 안 되면 무시해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협력을 더욱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탄 전용기는 리투아니아 입국 전 급유를 위해 이날 오후 폴란드를 경유하므로 일정상 한일 정상회담은 12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직접 나선 것은 오염수 방류 문제가 한일 관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현재 한일 관계 정상화에 남아 있는 현안은 처리수(오염수에 대한 일본 정부의 명칭) 문제”라며 “이 문제로 윤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 설득에 나섰다면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후쿠시마현 어민 등 국내 설득에 주력했다. 그는 이날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 연합회를 만나 “후쿠시마 제1원전을 폐로하고 후쿠시마의 부흥을 일으키기 위해 처리수 처분은 불가피하다”고 설득했다. 그러자 연합회 측은 “처리수 해양 방류는 반대”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한국 정부와 어민 등에게 계속 이해를 구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총리 관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한국 야당에 대해서는 반응이 싸늘하다. 마이니치신문과 지지통신, 민방 TBS 정도만 방일단의 항의 시위를 간략하게 보도했다.
한국 야당 의원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본 방위상을 지낸 자민당 소속 오노데라 이쓰노리 중의원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한국 야당 의원들은 현지를 시찰해도, IAEA 사무총장이 방한해 설명해도 과학적 데이터를 전부 부정하며 일본을 비난한다”면서 “성의가 통하지 않는다. 설명하고 반론해도 어쩔 수 없는 상대는 역시 정중하게 무시해야 한다”고 썼다.
2023-07-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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