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후 매년 건강 상태 체크 후 계약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 노인들이‘경로의 날’을 맞아 도쿄 스가모의 한 사원 공터에서 나무 아령을 들고 운동을 하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형 가전제품 소매업체 노지마는 본사 직원과 지역매장 판매원 등 3000여명의 전 직원에 대해 80세까지 고용을 연장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기존에 65세였던 근무 가능 연령을 한 번에 15년이나 늘렸다.
일률적으로 정년을 15년 연장하는 것은 아니고 65세 이후 건강 상태와 근무 태도를 바탕으로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 최장 80세까지 일할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노지마는 80세 상한에 얽매이지 않고 건강과 근로 의욕이 뒷받침되는 직원에게는 그 이상 연령이 돼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노지마는 기업이 직원들에게 70세까지 취업 기회를 주도록 노력할 것을 의무화한 ‘고연령자고용안정법’의 내년 4월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80세 고용 연장제도를 도입했다. 시니어 사원들의 숙련된 능력과 노하우를 계속 활용하는 동시에 고질적인 일손 부족 문제를 완화한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확산된 재택근무가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을 것이란 점도 상대적으로 체력이 떨어지는 시니어 인력의 고용 유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시니어 인력 활용은 일본 기업에 큰 과제가 되고 있다”며 “일손이 많이 필요한 소매업계를 중심으로 고용 연령 연장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대형 슈퍼마켓 체인 서미트도 고용 상한을 75세로 연장했다.
2018년 70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선 일본은 2040년이 되면 80세 이상 인구도 전체 국민 7명 중 1명꼴인 14.2%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20-07-27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