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초계기·욱일기 갈등 앞세워 미중과 밀착… 노골적 ‘한국 패싱’

日, 초계기·욱일기 갈등 앞세워 미중과 밀착… 노골적 ‘한국 패싱’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9-04-23 23:06
수정 2019-04-24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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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기 접근시 군사적 대응’ 보도는 결례
정부 관계자 “미국 지지 얻기 위한 전략”

자위대 호위함 욱일기 달고 칭다오 입항
中 게양 문제 삼지 않아… 양국 밀월 분석
안보·군사 관계서 한국 배제 움직임 가속
일본 우익 성향의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소속된 70여명의 의원들이 23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의 봄철 대제(큰 제사)에 맞춰 집단 참배에 나서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잘못된 과거사를 성찰하고 평화의 길을 걸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쿄 교도통신 연합뉴스
일본 우익 성향의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소속된 70여명의 의원들이 23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의 봄철 대제(큰 제사)에 맞춰 집단 참배에 나서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잘못된 과거사를 성찰하고 평화의 길을 걸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쿄 교도통신 연합뉴스
최근 일본이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와 중국과의 군사적 관계에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한국 정부가 일본 군용기가 한국 함정 3해리(약 5.5㎞) 이내로 접근하면 화기관제 레이더를 겨냥하기로 했다는 군사적 방침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는 일본 언론보도와 관련해 “초계기 갈등이 한국의 잘못이라는 걸 강조하며 한·미·일 동맹에서 자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월 중순 비공개로 진행됐던 한일 실무회의의 내용을 일본이 허위로 공개한 것은 엄중한 외교적 결례로 여겨진다. 이는 미국과의 동맹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외교적 자신감을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외교방위 각료회의에서 일본이 정부가 통보한 군사적 지침을 미국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한국은 우방국을 공격하는 믿을 만한 국가가 아니다’라는 의중을 미국에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두드러진 미일 군사 밀착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일본을 가장 중요한 협력국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미국뿐만이 아니라 중국과의 군사 외교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2일부터 중국 칭다오에서 진행된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 호위함 ‘스즈쓰키’함을 보냈다. 해상자위대 함정의 중국 방문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함정의 상호 방문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스즈쓰키함은 칭다오에 들어가면서 자위대 함정 깃발인 욱일기를 달았다. 일본은 한국이 지난해 10월 제주 앞바다에서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일제 전범기로 인식되는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아예 불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은 일본 함정의 욱일기 게양을 문제 삼지 않아 예사롭지 않은 중일 관계 개선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제주에서 진행된 관함식 당시 한국 해군 문무대왕함의 남중국해 진입을 이유로 행사 하루 전에 관함식 참석 취소를 통보하며 불편한 한중 관계를 드러냈다.

한편 중국은 23일 진행된 국제관함식 해상 사열에서 최신 함정을 대거 선보이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군몽’(强軍夢)을 세계에 과시했다. 중국 해군은 이날 관함식에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 등 32척의 전함과 39대의 항공기를 선보였다. 특히 중국 해군은 이날 사거리 1만 1200㎞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미국 본토까지 직접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최신예 ‘094형’ 핵잠수함 등 잠수함 8척을 선두에 내세웠다. 남중국해 등을 둘러싼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이 밖에 배수량이 1만 2000t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인 ‘055형’ 미사일 구축함이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055형은 미국의 줌왈트 스텔스 구축함(1만 5000t급)보다 작지만 한국 해군의 세종대왕함(7600t급), 일본 아타고함(7700t급)보다 크고 적의 레이더 포착을 따돌릴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 중국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9-04-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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